녹내장 수술 섬유주절제술 효과와 최소침습 수술(MIGS) 차이점

녹내장 관리를 이어오다가 안약만으로 안압 조절이 어렵거나 시신경 손상이 진행되어 수술을 권유받으면 불안과 혼란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본 안내서는 섬유주 절제술과 최소침습 녹내장 수술(MIGS)의 근거 중심 데이터와 임상적 기대 범위를 객관적으로 정리해 드립니다.
먼저 기억할 것

  • 녹내장 수술은 이미 손상된 시신경이나 시야를 회복시키는 치료가 아니며, 안압을 낮추어 질환의 진행을 지연시키는 목적으로 시행됩니다.
  • 진행된 녹내장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무작위 연구에서 처음부터 섬유주 절제술을 받은 군은 안약부터 시작한 군과 삶의 질 점수가 비슷했고, 24개월 평균 안압은 더 낮게 유지되었습니다.
  • 스텐트를 활용한 최소침습 수술은 안약 사용량을 줄일 가능성이 보고되어 있으나, 관련 연구의 근거 확실성은 매우 낮으므로 개별 진료를 통해 신중히 결정해야 합니다.


1. 녹내장 수술은 언제 이야기가 나오나

녹내장 진단 후 대부분의 환자는 점안제(안약)를 사용하는 보존적 약물 치료나 레이저 치료를 우선적으로 시행하게 됩니다. 그러나 쓸 수 있는 약을 충분히 써도 목표 안압에 도달하지 못하거나, 안압은 정상이지만 시신경 손상 및 시야 결손이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경과를 보일 때 수술적 치료법이 고려됩니다.

또한 점안 치료제에 대한 심각한 국소 및 전신 부작용으로 인해 약물 투여를 지속할 수 없거나, 복약 순응도가 극히 떨어져 장기적인 안압 관리가 불가능한 상태에서도 수술적 개입이 논의됩니다. 이 외에도 초기 진단 당시 이미 시신경 손상이 심각하게 진행되어 급격한 시야 손실 위험이 높은 진행성 녹내장 환자의 경우 1차적 치료 옵션으로 수술이 제시되기도 합니다.

녹내장 수술의 결정은 단순히 안압 치수 하나만으로 내려지는 것이 아닙니다. 시신경의 구조적 변화, 시야 검사의 진행 속도, 환자의 전신 상태 및 연령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안과 전문의와의 세밀한 진료를 통해 결정해야 합니다.

실제 진료실에서는 이런 장면이 흔합니다. 안약을 두세 가지 넣는데도 안압이 목표보다 높게 나오는 경우, 안압은 괜찮은데 정기적으로 하는 시야 검사에서 어두운 부분이 조금씩 넓어지는 경우입니다. 처음 진단받는 날 이미 한쪽 눈 시야가 많이 줄어 있다는 설명과 함께 수술 이야기를 듣는 분도 있습니다. 시야·시신경 검사가 각각 무엇을 보는지는 녹내장 검사 안내에, 수술 전에 논의되는 레이저 치료는 녹내장 레이저 치료(SLT) 글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아래 표는 이 글에서 읽을 네 자료를 정리한 것입니다. 처음 치료로 수술과 안약을 견준 연구, 스텐트 연구를 모은 리뷰, 섬유주 절제술의 몇 해 뒤 결과를 본 연구, 수술 뒤 감염을 추적한 연구입니다. 연구마다 대상이 다르므로 「살펴본 범위」를 먼저 확인하고 숫자를 읽는 것이 좋습니다.

표 1-1. 이 글에서 읽을 연구
자료 살펴본 범위 읽을 질문
King 2021 (TAGS), 무작위 연구 새로 진단된 진행된 개방각 녹내장 453명, 영국 27개 기관, 24개월 처음부터 수술한 경우와 안약부터 시작한 경우, 삶의 질과 안압은 어떻게 달랐나
Le 2019, 코크란 체계적 문헌고찰 개방각 녹내장 스텐트 무작위 연구 7편, 764명 765안 스텐트가 안약 없이 지내는 데 얼마나 보탬이 되나, 근거는 얼마나 단단한가
Gedde 2012 (TVT), 무작위 연구 이전에 섬유주 절제술이나 백내장 수술을 받은 212명 212안, 5년 섬유주 절제술 뒤 5년 동안 안압과 재수술은 어땠나
Yamamoto 2014, 다기관 전향 코호트 마이토마이신C를 쓴 섬유주 절제술 1098안, 34개 기관, 5년 여과포 감염은 얼마나 생기고, 어떤 조건과 관련됐나

표의 네 연구는 대상과 기간이 서로 달라 숫자를 한 줄로 이어 비교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TAGS는 처음 진단된 사람을, TVT는 이미 눈 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 사람을 모았습니다. 같은 섬유주 절제술이라도 어떤 눈에서 했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 두면 아래 숫자를 읽기가 쉬워집니다.

수술의 일차적 목표는 손상된 시야를 이전 상태로 되돌리는 것이 아니라, 안구를 둘러싼 내압을 안전한 수준으로 낮추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시신경 손상 속도를 지연시키는 것임을 명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2. 안압을 낮추는 길 — 물이 빠지는 길 만들기

안구 내부에는 형태를 유지하고 영양을 공급하기 위해 끊임없이 생성되고 배출되는 투명한 액체인 ‘방수’가 존재합니다. 방수의 생성량과 배출량 사이의 균형이 무너지거나 배출 통로인 섬유주 조직의 저항이 증가하면 안구 내부 압력인 안압이 상승하게 됩니다.

녹내장 치료의 핵심은 이러한 방수 유출 저항을 줄여 안압을 낮추는 것입니다. 안약 치료가 방수 생성을 억제하거나 기존 배출로를 통한 유출을 돕는 역할을 한다면, 수술적 치료는 기존의 막힌 배출로 외에 안구 외부(결막 하 공간)로 방수가 빠져나갈 수 있는 ‘새로운 배출로’를 만들어주는 작업입니다.

우회로가 형성되면 안구 내부의 과도한 방수가 새로 만들어진 통로를 통해 빠져나가 안구 표면의 결막 아래에 ‘여과포(Bleb)’라는 작은 주머니 형태의 공간을 형성하며 흡수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안압이 효과적으로 하강하게 됩니다.

수술 방식에 따라 새로운 여과 통로를 만드는 방법과 절개 범위, 안구 내 기구 삽입 여부 등이 달라지며, 이는 환자의 질환 진행 정도와 안구 구조에 맞춰 선택됩니다.

표 2-1. 안압 조절의 작용 기전 비교
구분 방수 조절 방식 주요 의학적 목적
약물 치료 방수 생성 억제 및 기존 유출로 보조 보존적 안압 하강 및 목표 안압 유지
수술적 치료 안구 외부로의 신규 방수 배출로 형성 방수 우회로 작성을 통한 지속적 안압 감소

방수가 빠지는 길은 부엌 싱크대에 견주면 이해가 쉽습니다. 물은 계속 들어오는데 배수구 거름망이 막히면 물이 차오릅니다. 안약은 수도꼭지를 조금 잠그거나 거름망을 조금 열어 주는 쪽이고, 수술은 옆에 새 배수구를 내거나 막힌 거름망을 건너뛰는 관을 끼우는 쪽입니다. 다만 눈은 싱크대와 달리 물이 너무 많이 빠져도 탈이 나므로, 수술에서는 「얼마나 빠지게 할지」를 맞추는 일이 핵심이 됩니다.

아래 표는 이 글에 나오는 세 가지 수술이 방수를 어디로 보내는지 정리한 것입니다. 이름이 비슷해 헷갈리기 쉬운데, 물이 나가는 목적지가 다르다는 점만 기억해도 수술 설명을 따라가기가 수월해집니다.

표 2-2. 수술별로 방수가 가는 곳
수술 방수가 가는 곳 수술 뒤 눈에 남는 것
섬유주 절제술 흰자위 벽(공막)에 만든 작은 덮개 아래로 빠져 결막 밑에 고임 위 눈꺼풀에 가려지는 결막 아래의 여과포(물주머니)
튜브(배액관) 수술 가는 관을 따라 눈 바깥 뒤쪽에 붙인 판 주변으로 관과 판, 그 주변에 고이는 물주머니
스텐트(MIGS) 막힌 섬유주를 건너뛰어 눈 안의 원래 배출로로 배출구 쪽의 아주 작은 스텐트, 보통 여과포는 만들지 않음

이 표는 원리를 나눈 것일 뿐, 어느 길이 어떤 눈에 맞는지를 정해 주지 않습니다. 같은 녹내장이라도 앞방각 모양, 결막 상태, 이전 수술 이력, 목표 안압에 따라 논의되는 수술이 달라집니다. 수술 이름보다 「제 눈에서는 물을 어디로 보내는 수술인가요」를 먼저 물어보면 설명을 이해하기가 쉬워집니다.

3. 섬유주 절제술이란

섬유주 절제술(Trabeculectomy)은 전통적이고 대표적인 녹내장 수술 방식으로, 수십 년간 임상 현장에서 효과가 입증되어 온 표준적 수술법입니다. 방수가 잘 빠져나가지 못하는 섬유주 조직의 일부를 절제하고, 강막과 결막 조직을 이용해 방수가 안구 밖으로 빠져나갈 수 있는 판막 형태의 통로를 만들어 줍니다.

절제된 통로를 통해 배출된 방수는 안구 표면을 덮고 있는 결막 아래쪽에 모여 ‘여과포(Bleb)’를 형성하게 되며, 이 여과포를 통해 방수가 주변 혈관과 조직으로 자연스럽게 흡수됩니다. 수술 과정에서는 여과 통로가 다시 흉터 조직으로 막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흉터 형성 억제 약물을 병용하여 적용합니다.

섬유주 절제술은 안압 하강 폭이 커서 높은 안압 하강이 필요한 진행성 녹내장 환자에게 주로 시행됩니다. 하지만 수술 후 여과포의 형성 상태와 흉터 반응에 따라 안압 변화가 크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 지속적인 경과 관찰이 요구됩니다.

여과포가 너무 과도하게 작용하면 저안압이 유발될 수 있고, 반대로 조직 치유 반응으로 통로가 막히면 안압이 다시 상승할 수 있어 수술 후 섬세한 관리가 시술 자체만큼이나 중요합니다.

수술 과정을 순서대로 보면 이렇습니다. 위쪽 결막을 열고, 흰자위 벽에 얇은 덮개를 만든 뒤 그 아래로 눈 안과 통하는 작은 구멍을 냅니다. 덮개는 실로 꿰매는데, 이 실을 얼마나 조이느냐가 방수가 빠지는 양을 정합니다. 그래서 수술 뒤 몇 주 동안 안압을 보면서 실을 레이저로 끊거나 풀어 흐름을 조절하는 처치가 이어지기도 합니다.

흉터를 막는 약으로는 마이토마이신C가 흔히 쓰입니다. TAGS 연구의 수술군도 마이토마이신C를 함께 쓴 섬유주 절제술을 받았고(King AJ et al., 2021), 아래 TVT 연구는 0.4 mg/mL 농도를 4분 동안 적용했다고 밝혔습니다(Gedde SJ et al., 2012). 흉터를 줄이면 통로가 오래 열려 있기 쉬운 대신, 여과포 벽이 얇아져 새거나 감염되는 문제와도 이어질 수 있어 11장에서 다시 다룹니다.

그렇다면 섬유주 절제술 뒤 몇 해가 지나면 어떻게 될까요. Gedde의 2012년 TVT 연구는 17개 기관에서, 이전에 섬유주 절제술이나 백내장 수술을 받은 적이 있고 안약을 최대한 써도 안압이 18~40 mmHg로 조절되지 않던 18~85세 환자 212명(212안)을 무작위로 나눴습니다(Gedde SJ et al., 2012). 105안은 마이토마이신C를 쓴 섬유주 절제술을, 107안은 튜브(배액관) 수술을 받았고, 5년 동안 결과를 살폈습니다.

아래 표는 TVT 연구의 5년 결과를 정리한 것입니다. 이 연구에서 「실패」는 안압이 21 mmHg를 넘거나 20% 이상 내려가지 않은 경우, 5 mmHg 이하로 너무 낮아진 경우, 녹내장 재수술을 받은 경우, 빛을 느끼는 시력까지 잃은 경우를 모두 묶은 말입니다.

표 3-1. TVT 연구 5년 결과 (Gedde et al., 2012)
항목 섬유주 절제술군 (105안) 튜브 수술군 (107안) 통계
5년 평균 안압 12.6 ± 5.9 mmHg 14.4 ± 6.9 mmHg P = 0.12
5년 평균 녹내장 약 개수 1.2 ± 1.5개 1.4 ± 1.3개 P = 0.23
5년 누적 실패 확률 46.9% 29.8% P = 0.002, 위험비 2.15 (1.30~3.56)
녹내장 재수술 비율 29% 9% P = 0.025

이 숫자는 두 가지를 함께 보여 줍니다. 5년 시점의 평균 안압과 약 개수는 두 군 사이에 통계적으로 뚜렷한 차이가 없었지만, 그 사이 기준에 못 미치거나 다시 수술을 받은 눈은 섬유주 절제술군에서 더 많았습니다. 이 연구 조건에서는 섬유주 절제술 뒤 안압이 낮게 유지된 눈이 있었던 한편, 몇 해 사이 실패 기준에 닿거나 다시 수술이 필요해진 눈도 적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다만 TVT는 이미 눈 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 눈만 모은 연구라 처음 수술하는 눈에 그대로 옮길 수 없습니다. 이전 수술로 결막에 흉터가 있으면 여과포가 자리 잡는 과정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이 결과는 두 수술 가운데 어느 쪽이 맞는지를 정해 주는 자료가 아니며, 수술 방법은 눈 상태와 목표 안압을 놓고 진료에서 정합니다.

눈 흰자 아래로 새 물길을 만들어 방수가 빠져나가는 모습을 그린 눈 단면 일러스트
섬유주절제술은 방수가 빠져나갈 새 길을 만들어 안압을 낮추는 수술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연출한 생성이미지.
중년 남성이 안압·시야 관련 검사 장비 앞에서 검사받는 장면
수술 뒤에도 안압과 시야를 정기적으로 확인합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연출한 생성이미지.

4. 진행된 녹내장 453명 — 처음 수술 vs 처음 안약

새로 진단된 진행성 개방각 녹내장 환자에서 초기 치료 전략으로 섬유주 절제술과 약물 치료의 임상 성과를 비교한 대표적 대규모 연구가 TAGS 임상 시험입니다(King AJ et al., 2021). 영국 27개 안과 진료실에서 진단받은 진행성 개방각 녹내장 환자 453명을 대상으로 초기 섬유주 절제술군(227명)과 단계적 안약 치료군(226명)으로 무작위 배정하여 24개월간 추적 관찰을 진행하였습니다.

TAGS는 「실용적(pragmatic) 다기관 무작위 시험」입니다. 실용적이라는 말은 연구용으로 엄격히 고른 환자가 아니라 실제 진료에 가까운 조건에서 비교했다는 뜻입니다. 참가자는 2014년 6월 3일부터 2017년 5월 31일 사이에 새로 진단된 사람으로, 적어도 한 눈이 시야 검사 기준(Hodapp 분류)으로 진행된 단계였습니다. 수술군은 마이토마이신C를 함께 쓴 섬유주 절제술을, 안약군은 안압약을 단계적으로 늘려 가는 방식을 따랐습니다(King AJ et al., 2021).

1차 평가 지표인 VFQ-25는 시력과 관련된 일상 기능을 묻는 설문으로, 글 읽기·운전·외출 같은 생활 장면에서 얼마나 불편한지를 점수로 바꿉니다. 점수가 높을수록 불편이 적다는 뜻입니다. 안압이나 시야 같은 검사 수치가 아니라 환자 스스로 느끼는 정도를 1차 지표로 잡았다는 점이 이 연구의 특징입니다.

연구의 1차 평가 지표인 24개월 시점의 시각 관련 삶의 질 점수(VFQ-25)는 수술 우선군이 85.4점, 안약 우선군이 84.5점으로 나타났습니다. 두 군 간의 점수 차이는 1.06점(95% CI: -1.32 ~ 3.43)으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습니다(p=0.38). 이는 초기 수술 치료가 안약 치료와 비교하여 환자가 체감하는 삶의 질을 저하시키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반면, 24개월 시점의 평균 안압은 수술 우선군이 12.4 mmHg, 안약 우선군이 15.1 mmHg로 측정되어 수술군에서 평균 안압이 2.8 mmHg 더 낮게 유지되었습니다(95% CI: -3.8 ~ -1.7, p<0.001). 즉 이 연구 조건에서는 처음부터 수술한 쪽의 평균 안압이 더 낮게 유지되었습니다.

표 4-1. TAGS 연구 24개월 주요 결과 비교 (King et al., 2021)
평가 항목 처음 섬유주 절제술군 (227명) 처음 단계적 안약군 (226명) 군 간 차이 (95% CI) 및 p-value
시각 관련 삶의 질 (VFQ-25) 85.4점 84.5점 1.06점 (-1.32 ~ 3.43), p=0.38
평균 안압 (mmHg) 12.4 mmHg 15.1 mmHg -2.8 mmHg (-3.8 ~ -1.7), p<0.001
전체 이상반응 발생률 39% 44% RR 0.88 (0.66 ~ 1.17), p=0.37

표의 평균값 옆에는 흩어짐도 함께 봐야 합니다. 초록에 따르면 삶의 질 점수의 표준편차는 수술군 13.8, 안약군 16.3이었고, 안압의 표준편차는 각각 4.7 mmHg와 4.8 mmHg였습니다(King AJ et al., 2021). 두 군의 평균 차이보다 같은 군 안에서 사람 사이의 차이가 크다는 뜻이므로, 「수술하면 내 안압이 12.4가 된다」처럼 평균을 개인의 예상치로 읽으면 안 됩니다.

5. 삶의 질은 비슷, 안압은 달랐다 — 읽는 법

TAGS 연구의 결과는 수술 치료에 대한 과도한 두려움이나 반대로 수술에 대한 무조건적인 맹신을 경계해야 함을 학술적으로 시사합니다. 환자들이 체감하는 일상적인 시각 관련 삶의 질(VFQ-25) 측면에서 수술 치료군과 안약 치료군은 2년 동안 동등한 수준을 유지하였습니다.

이 결과가 주는 핵심적 의미는 진행성 녹내장 환자에서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더라도 안약 투여군에 비해 일상적인 삶의 만족도가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동시에 수술 치료군은 안약 치료군에 비해 평균 안압을 유의미하게 더 낮게 통제할 수 있었습니다.

진행성 녹내장은 시신경 손상이 이미 심각하게 진행된 상태이므로, 안압을 최대한 낮은 수준(목표 안압)으로 안정적으로 통제하는 것이 시야 손실을 지연시키는 핵심 요소입니다. 따라서 안약만으로 충분히 낮은 안압을 달성하기 힘든 환자에게 섬유주 절제술은 진료에서 함께 논의할 수 있는 선택지가 됩니다.

다만 이는 ‘진행성 개방각 녹내장’ 환자 군에 국한된 연구 결과이므로, 초기나 중등도 녹내장 환자에게 일괄적으로 초기 수술을 권장하는 근거로 오해해서는 안 됩니다.

삶의 질 차이 1.06점의 95% 신뢰구간이 -1.32에서 3.43까지로 0을 사이에 두고 있다는 점이 「차이가 없었다」는 판단의 근거입니다. 이것은 두 군이 완전히 같다는 증명이 아니라, 이 연구 규모로는 의미 있는 차이를 찾지 못했다는 뜻에 가깝습니다. 반대로 안압 차이의 신뢰구간(-3.8 ~ -1.7)은 0을 넘지 않아 차이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기간도 함께 봐야 합니다. 녹내장은 여러 해에 걸쳐 진행하는데, 이 결과는 24개월 시점의 것입니다. 초록은 시야와 시력도 2차 평가 항목으로 살폈다고 밝혔지만 그 결과 수치는 초록에 나와 있지 않습니다. 안압이 더 낮았다는 사실이 시야를 얼마나 더 지켰는지로 바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이 부분은 더 긴 추적 결과를 기다려 읽어야 합니다.

생활 쪽에서 보면 두 길의 부담은 모양이 다릅니다. 안약을 고른 경우에는 정해진 시간에 약을 넣는 일이 몇 년씩 이어지고, 약이 늘수록 눈이 따갑거나 붉어지는 불편이 생길 수 있습니다. 수술을 고른 경우에는 수술 직후 몇 주 동안 잦은 진료와 안약, 시력이 흐린 시기를 겪고, 그 뒤에도 여과포를 살피는 정기 진료가 이어집니다. TAGS의 삶의 질 점수가 비슷했다는 것은 이 서로 다른 부담이 2년 시점에서 비슷한 정도로 느껴졌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표 5-1. TAGS 연구 임상 결과의 핵심 해석 요약
평가 지표 의학적 해석 및 임상적 의미
삶의 질 (VFQ-25) 동등성 진행성 녹내장에서 초기 수술이 약물 치료 대비 삶의 질을 저하시키지 않음
평균 안압 차이 24개월 평균 안압이 수술군에서 더 낮게 유지됨(목표 안압에 닿는지는 사람마다 다름)

6. 이상반응 — 두 군 모두에서

TAGS 연구에서 보고된 전체 이상반응 발생률은 섬유주 절제술군이 39%, 안약 치료군이 44%로 집계되었습니다(Relative Risk 0.88, 95% CI: 0.66 ~ 1.17, p=0.37). 두 군 간 이상반응 발생 비율에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습니다.

초록은 이상반응을 겪은 사람이 수술군 227명 중 88명(39%), 안약군 226명 중 100명(44%)이었다고 밝혔고, 심각한 부작용은 드물었다고 적었습니다(King AJ et al., 2021). 다만 초록에는 이상반응의 종류별 내역이 나와 있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수술 쪽에서는 수술 초기의 안압 변동이나 여과포와 관련된 문제가, 안약 쪽에서는 오래 넣는 약으로 인한 눈 표면 자극이나 충혈이 거론되지만, 이 연구에서 각각 몇 명이었는지는 초록만으로는 알 수 없습니다.

수술 치료군에서 이상반응 비율이 숫자상 조금 더 낮게 측정되었다고 해서 “수술이 약물보다 부작용이 덜한 안전한 치료법”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수술과 약물 치료는 유발하는 이상반응의 성격과 양상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상대위험 0.88은 수술군의 이상반응 비율을 안약군의 비율에 견준 값입니다. 신뢰구간이 0.66에서 1.17까지로 1을 사이에 두고 있어, 두 군의 차이를 통계적으로 확인하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이 숫자를 「수술하면 이상반응 위험이 줄어든다」로 바꿔 읽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이상반응은 「겪은 사람 수」로 센 값이라, 가벼운 일을 한 번 겪은 사람과 여러 번 무거운 일을 겪은 사람이 똑같이 한 명으로 잡힙니다. 비율만으로 어느 쪽이 더 힘들었는지를 판단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수술 뒤 오래 남는 위험인 여과포 감염은 11장에서 따로 살핍니다.

약물 치료의 이상반응이 만성적인 안구 표면 불편감 위주라면, 수술 치료의 이상반응은 시술 초기에 집중되는 안과적 관리 요소들이 포함됩니다. 따라서 두 치료법의 안전성은 단순 비율 비교가 아닌 개별 환자의 상태에 맞게 평가되어야 합니다.

표 6-1. TAGS 연구 치료군별 이상반응 양상 비교
치료 구분 전체 발생률 흔히 거론되는 이상반응 성격(초록에는 종류별 내역 없음)
처음 섬유주 절제술군 39% 수술 후 일시적 안압 변동, 여과포 관리 관련 반응
처음 단계적 안약군 44% 장기 점안으로 인한 안구 표면 자극, 충혈, 건조감
탁자 위에 놓인 안약병과 시야 검사 결과지
수술 뒤에도 안약 사용과 시야 검사로 경과를 확인합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연출한 생성이미지.

7. 최소침습 녹내장 수술(MIGS)이란

최소침습 녹내장 수술(MIGS, Minimally Invasive Glaucoma Surgery)은 전통적인 섬유주 절제술에 비해 안구 조직 절개를 최소화하고, 미세한 스텐트 관을 안구 내 방수 유출로(섬유주)에 삽입하여 안압을 낮추는 수술 기법입니다.

MIGS는 미세한 절개창을 통해 진행되므로 수술 시간이 비교적 짧고 조직 손상이 적어 회복이 빠른 구조적 특성을 지닙니다. 하지만 대규모 코크란 체계적 문헌검토(Le JT et al., 2019)에 따르면, 내측 섬유주 우회 스텐트 관련 기존 연구들은 모두 제조사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으며 연구의 비뚤림 위험(Risk of Bias)이 불명확하거나 높은 것으로 평가되었습니다.

또한 관련 연구들의 전체적인 근거 확실성(Certainty of Evidence)은 ‘매우 낮음(Very Low)’ 단계로 분류되었습니다. 따라서 MIGS를 ‘부작용이 전혀 없거나 안약을 완벽히 끊게 해주는 최첨단 치료법’으로 과장하여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MIGS는 주로 경증 또는 중등도 개방각 녹내장 환자에서 안약 사용 부담을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고려되며, 고안압을 대폭 낮춰야 하는 진행성 녹내장 환자에서는 제한적인 역할을 합니다.

Le의 리뷰가 다룬 스텐트는 눈 안쪽에서 섬유주에 끼워 방수가 원래 배출로로 바로 들어가게 하는 아주 작은 관입니다. 리뷰는 2018년 8월 17일에 자료를 검색했고, 연구 한 편당 참가자는 33명에서 239명까지였습니다. 참가자는 764명 중 417명(55%)이 여성이었고 나이는 49~89세였습니다(Le JT et al., 2019). 진행 중이거나 결과를 기다리는 연구도 13편 있었는데, 리뷰는 그 결과가 나오면 이득이 더 분명해질 수 있다고 적었습니다.

비뚤림 위험을 낮게 볼 수 없었던 이유도 구체적입니다. 일곱 편 중 네 편은 무작위 배정 순서를 어떻게 만들고 숨겼는지 분명히 밝히지 않았고, 다섯 편은 환자와 연구자가 어느 치료를 받았는지 아는 상태(눈가림 없음)로 진행됐습니다. 「안약 없이 지낸다」는 결과는 의사가 언제 안약을 더할지 판단하는 데 따라 달라질 수 있어, 눈가림이 없으면 결과가 한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커집니다.

이 리뷰는 한 회사의 스텐트 연구만 모은 것이라, 다른 종류의 최소침습 수술 전체에 그대로 넓힐 수 없다는 점도 기억해 둘 만합니다.

표 7-1. 최소침습 녹내장 수술(MIGS)의 일반적 특성
구분 주요 임상 특성
수술 기법 특성 안구 미세 절개 및 섬유주 부위 미세 스텐트 삽입
연구 근거 한계 문헌검토 상 근거 확실성 매우 낮음, 제조사 지원 연구 위주
최소침습 녹내장 수술(MIGS)의 방식과 적용 대상
최소침습 녹내장 수술(MIGS)의 방식과 적용 대상. 이해를 돕기 위해 연출한 생성이미지. 이미지 출처: OpenAI 이미지 생성 도구.
의사가 눈 모형과 안압 그래프 화면을 보며 설명하는 상담 장면
수술 뒤 안압이 얼마나 유지되는지는 사람마다 달라 꾸준한 경과 관찰이 필요합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연출한 생성이미지.

8. 스텐트 연구 7편이 보여 준 것

개방각 녹내장 환자에서 내측 섬유주 우회 스텐트의 효과를 검증한 7편의 무작위 대조 시험(총 765안 764명)을 종합 분석한 코크란 체계적 리뷰 결과가 존재합니다(Le JT et al., 2019). 이 연구는 백내장 수술과 스텐트 삽입을 병행한 경우와 백내장 수술 단독 시행의 임상 경과를 비교 평가하였습니다.

분석 결과, 백내장 수술과 스텐트 삽입을 병행한 군은 백내장 수술 단독군에 비해 수술 후 6~18개월 시점에서 안약 없이 지낸 환자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습니다(Risk Ratio 1.38, 95% CI: 1.18 ~ 1.63). 또한 사용하는 안약의 개수 역시 스텐트 병행군에서 평균 0.42개 더 적게 나타났습니다(-0.42개, 95% CI: -0.60 ~ -0.23).

상대위험(RR) 1.38은 「백내장 수술만 한 군에 견줘 안약 없이 지낸 사람의 비율이 1.38배였다」는 뜻이지, 개인이 안약을 끊을 확률을 말하는 숫자가 아닙니다. 또 이 요약값은 해당 비교 연구 네 편 중 두 편에서 나왔고, 연구 사이 결과가 얼마나 들쭉날쭉한지를 나타내는 I² 값이 67%로 작지 않았습니다(Le JT et al., 2019). 안약 개수가 평균 0.42개 줄었다는 결과도 리뷰 스스로 「작은 감소」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러나 스텐트 삽입에 따른 순수한 안압 감소 폭의 차이는 무작위 연구들 간의 이질성 및 메타분석의 한계로 인해 정량적으로 불확실하다고 보고되었습니다. 스텐트 단독 시행과 안약을 비교한 연구의 경우 연구 간 이질성이 커 통합 분석이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추가적인 녹내장 수술이 필요했던 비율은 스텐트 병행군과 단독군 사이에 차이가 없었으며, 시각 관련 삶의 질(QoL)을 평가하여 보고한 연구는 7편 중 단 한 편도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표 8-1. 개방각 녹내장 스텐트 코크란 메타분석 결과 (Le et al., 2019)
평가 지표 백내장 수술 + 스텐트 vs 백내장 수술 단독 근거 확실성 및 비고
안약 없이 지낸 비율 (6~18개월) RR 1.38 (1.18 ~ 1.63) [병행군에서 높게 나옴] 매우 낮음 (2편 연구 기준)
사용 안약 개수 감소 평균 -0.42개 (-0.60 ~ -0.23) 매우 낮음 (안약 사용량 약간 감소)
안압 하강 폭 차이 결과 불확실 (메타분석 불가) 연구 간 이질성 존재
추가 녹내장 수술 필요성 두 군 간 유사함 매우 낮음
삶의 질(QoL) 평가 데이터 0편 (보고 연구 없음) 평가 불가

※ 7편의 분석 연구 모두 연구 비뚤림 위험이 불명확하거나 높았으며, 제조사 지원으로 수행되었습니다.

리뷰에는 백내장 수술과 함께 하지 않은 비교도 있었습니다. 스텐트와 안약을 비교한 무작위 연구 2편은 환자와 방법이 서로 너무 달라 합쳐 분석하지 않았지만, 두 연구의 연구자들은 6~18개월 시점에 스텐트군의 90% 넘게가 안약 없이 지낸 반면 안약군에서는 아무도 그렇지 않았다고 보고했습니다. 안약군은 애초에 안약을 쓰는 군이므로, 이 비교는 「안약 없이 지냈나」라는 지표의 성격을 함께 생각하며 읽어야 합니다.

스텐트를 1개, 2개, 3개 넣은 경우를 비교한 연구도 1편 있었습니다. 36개월까지는 안약 없이 지낸 비율에 차이가 없었고, 42개월 시점에는 1개를 넣은 군이 2개(상대위험 0.51, 95% 신뢰구간 0.34~0.75)나 3개(상대위험 0.49, 0.34~0.73)를 넣은 군보다 안약 없이 지낸 비율이 낮았습니다. 이 연구는 안약 개수의 평균 변화는 보고하지 않았습니다.

아래 표는 백내장 수술 병행 비교 밖의 결과를 따로 모은 것입니다. 비교마다 연구 수가 한두 편이라, 숫자보다 「어떤 비교가 있었는가」를 보는 용도로 읽는 것이 맞습니다.

표 8-2. 코크란 리뷰의 그 밖의 비교 (Le et al., 2019)
비교 연구 수 보고된 내용
스텐트 vs 안약 2편 (합쳐 분석하지 않음) 6~18개월에 스텐트군 90% 넘게 안약 없이 지냄, 안약군은 아무도 없음
스텐트 1개 vs 2개 vs 3개 1편 36개월까지 차이 없음, 42개월에 1개군의 안약 없이 지낸 비율이 낮음
삶의 질 7편 모두 보고한 연구 없음

표의 어느 칸도 「스텐트를 여러 개 넣으면 된다」거나 「스텐트로 안약을 끊을 수 있다」는 개인 예측으로 바꿔 읽을 수 없습니다. 모두 근거 확실성이 매우 낮은 연구에서 나온 값이고, 참가자가 어떤 눈이었는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9. 「근거 확실성 매우 낮음」의 뜻

근거 중심 의학(GRADE 평가 체계)에서 연구 결과의 ‘근거 확실성(Certainty of Evidence)’은 높은 수준(High), 중등도(Moderate), 낮은 수준(Low), 매우 낮은 수준(Very Low)의 4단계로 분류됩니다. 코크란 리뷰에서 스텐트 연구들이 ‘매우 낮음’으로 평가된 학술적 의미를 정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근거 확실성이 매우 낮다’는 것은 현재 발표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추정한 치료 효과가 실제 효과와 크게 다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뜻입니다. 연구 대상 수의 부족, 연구 설계상의 비뚤림 위험, 제조사 지원에 따른 편향 가능성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된 평가입니다.

따라서 이는 스텐트 수술이 효과가 완전히 없다는 뜻이 아니라, 현재 확보된 학술 데이터만으로는 그 효과와 안전성을 확정적으로 신뢰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향후 엄격하게 설계된 독립적 추가 임상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 현재의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같은 눈으로 TAGS를 보면 사정이 조금 다릅니다. 453명을 27개 기관에서 무작위로 나눈 시험이고, 1차 지표와 2차 지표를 미리 정해 두고 결과를 보고했습니다. 그렇다고 TAGS의 결과가 모든 녹내장 환자에게 맞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근거의 확실성은 「그 질문에 대해」 매기는 것이어서, 진행된 개방각 녹내장이라는 대상 밖으로 넓힐수록 확실성은 다시 낮아집니다.

연구 소식을 접할 때 「누가 연구비를 댔는가」, 「무작위로 나눴는가」, 「눈가림이 있었는가」, 「몇 명을 얼마나 오래 봤는가」를 확인하면 근거의 무게를 대략 가늠할 수 있습니다. 네 질문 중 어느 하나라도 답이 약하면, 숫자가 아무리 좋아 보여도 한 발 물러서 읽는 습관이 도움이 됩니다.

표 9-1. 의학적 근거 확실성(GRADE) 4단계 정의
근거 확실성 단계 학술적 정의 및 평가 의미
높음 (High) 진짜 효과가 추정된 효과와 거의 같을 것으로 매우 확신함
중등도 (Moderate) 진짜 효과가 추정치와 유사할 것으로 기대하나 다를 가능성 존재함
낮음 (Low) 진짜 효과가 추정된 효과와 상당히 다를 가능성이 높음
매우 낮음 (Very Low) 추정된 치료 효과에 대한 확신이 매우 부족하며 실제와 다를 가능성이 높음

10. 백내장 수술과 함께 하는 경우

녹내장과 백내장은 고령층에서 흔하게 동반되는 질환입니다. 경증 또는 중등도 개방각 녹내장 환자가 백내장 수술을 진행할 때, 안약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미세 스텐트 삽입술(MIGS)을 병행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백내장 수술 자체만으로도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수정체를 넣는 과정에서 전방각이 약간 넓어져 일부 안압 하강 효과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미세 스텐트를 섬유주에 추가로 삽입함으로써 안약 개수를 줄이는 부가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백내장 복합 수술이 녹내장 자체를 완치시키거나 모든 안약을 완전히 끊게 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수술 후 안압 하강 정도와 안약 감량 여부는 환자의 시신경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섬유주 절제술도 백내장 수술과 함께 할 수 있습니다. 여과포 감염을 5년 동안 추적한 Yamamoto의 2014년 연구에서는 섬유주 절제술만 한 눈과 백내장 수술을 함께 한 눈 사이에 감염 발생의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P = 0.398)(Yamamoto T et al., 2014). 다만 이 결과는 감염 한 가지에 대한 것이고, 안압 조절 정도나 다른 합병증까지 같다는 뜻은 아닙니다.

녹내장이 있는 눈의 백내장 수술에서 안압과 안약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는 녹내장이 있을 때 백내장 수술 글에서 연구별로 따로 정리했습니다. 두 수술을 한 번에 할지 나눠 할지는 녹내장 단계와 백내장 정도, 회복 기간을 함께 놓고 진료에서 정합니다.

따라서 백내장 수술 병행 여부는 녹내장의 진행 단계, 목표 안압, 그리고 기대되는 안약 감량 이득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진료에서 결정해야 합니다.

표 10-1. 백내장 수술과 녹내장 수술 병행의 고려 요소
구분 임상적 주요 고려 사항
병행 수술의 주요 목적 백내장 치료 및 방수 유출 보조를 통한 안약 사용량 감량
수술 선택 시 주의점 녹내장 완치 개념이 아니며 개별 목표 안압에 따른 결정 필요

11. 수술 뒤 바로 연락해야 하는 변화

녹내장 수술 후에는 안구 내부의 방수 배출로가 새롭게 형성되므로 안압 변동이나 조직 반응이 수술 초기에 나타날 수 있습니다. 수술 후 관리는 수술을 시행한 의료기관의 상세한 지침과 처방을 엄격히 따라야 합니다.

수술 후 즉시 의료기관에 연락해야 하는 경고 신호

  • 수술받은 눈에 욱신거리거나 찌르는 듯한 심한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
  • 수술 후 잘 보이던 시력이 급격하게 떨어지거나 시야가 가려지는 경우
  • 안구 충혈이 심해지며 끈적한 분비물이나 고름이 눈에서 나오는 경우
  • 눈꺼풀 부종이 악화되거나 수술 부위(여과포)에 이상 형태가 관찰되는 경우

이러한 변화는 수술 후 감염(안구내염), 여과포 누출, 급격한 안압 변동 등 응급 안과적 조치가 필요한 상황을 시사할 수 있으므로 지체 없이 담당 수술 기관에 연락하여 진찰을 받아야 합니다.

표 11-1. 수술 후 위험 증상 및 대응 수칙
위험 증상 주요 의학적 평가 및 즉각 대응
심한 안통 및 시력 급감 수술 후 급격한 안압 변동 또는 내안구 염증 여부 확인 필요
충혈 및 삼출성 분비물 수술 부위 감염(안구내염) 가능성에 대한 즉각적 안과 진찰

여과포 감염은 수술 직후뿐 아니라 몇 해가 지난 뒤에도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 따로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Yamamoto의 2014년 연구는 34개 기관에서 마이토마이신C를 쓴 섬유주 절제술(백내장 동시 수술 포함)을 받은 1098명(1098안)을 6개월 간격으로 5년 동안 지켜본 전향적 관찰 연구입니다(Yamamoto T et al., 2014). 그 사이 21안에서 여과포 관련 감염이 생겼고, 5년 누적 발생률은 2.2±0.5%였습니다.

아래 표는 이 연구에서 감염 발생이 어떤 조건에 따라 달랐는지 정리한 것입니다.

표 11-2. 여과포 감염 5년 누적 발생률 (Yamamoto et al., 2014)
구분 5년 누적 발생률 비고
전체 1098안 2.2±0.5% 21안에서 감염
여과포 누출 이력 있음 7.9±3.1% 누출 이력 없음은 1.7±0.4%
잘 기능하는 여과포만 셌을 때 3.9±1.0% 안압이 잘 조절되는 눈에서도 감염은 생김
단독 수술 vs 백내장 동시 수술 차이 확인 안 됨 P = 0.398
결막 덮개를 여는 방식 차이 확인 안 됨 P = 0.651

누적 발생률은 이 연구 참가자 집단에서 5년 동안 감염을 겪은 눈의 비율을 추정한 값이지, 개인이 감염될 확률을 정해 주는 숫자가 아닙니다. 연구진은 여과포가 샌 적이 있는 경우와 나이가 젊은 경우를 위험 요인으로 꼽았는데, 이것은 관련이 있었다는 뜻이며 그 자체가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잘 기능하는 여과포만 셌을 때 비율이 더 높았다는 점은, 안압이 잘 조절되는 것과 감염 걱정이 없는 것이 별개라는 뜻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섬유주 절제술을 받은 사람은 몇 해가 지나도 수술한 눈이 갑자기 붉어지고 눈곱이 끼며 아프거나 흐려지는 변화를 가볍게 넘기지 않아야 합니다. 흔한 결막염처럼 보여도 여과포가 있는 눈이라면 그날 진료를 받아 여과포 상태를 확인해야 합니다. 다른 병원이나 응급실에 갈 때도 「섬유주 절제술을 받은 눈」이라고 먼저 알리면 진료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이 됩니다.

녹내장 진료가 가능한 안과 찾기 →

각 병원이 자기 홈페이지에 올린 안내를 기준으로 표시한 것이며, 표시가 없다고 해서 그 진료를 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12. 흔한 오해 정리 및 진료에서 물어볼 것

녹내장 수술 및 MIGS와 관련하여 대중적으로 유포된 대표적인 잘못된 상식들을 학술적 사실에 기반하여 정정한 표입니다.

표 12-1. 녹내장 수술 관련 흔한 오해 정리
번호 흔한 오해 내용 의학적 사실 및 근거
1 수술을 받으면 녹내장이 완치된다. 수술은 안압을 낮추어 진행을 지연시키는 조치일 뿐 시신경을 회복시키거나 완치하지 못합니다.
2 수술하면 이제 안약은 절대 안 넣어도 된다. 수술 후에도 목표 안압 도달을 위해 안약 추가 투여나 보조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3 스텐트 수술은 최신 기법이라 무조건 더 우수하다. 코크란 리뷰 기준 근거 확실성이 매우 낮으며, 진행 정도와 목표 안압에 따라 논의되는 수술이 다릅니다.
4 녹내장 수술을 받으면 시력이 이전보다 좋아진다. 수술 목적은 안압 조절을 통한 시야 보존이며, 시력을 개선하는 수술이 아닙니다.
5 수술 후 안압이 낮아지면 정기 검사를 안 가도 된다. 여과포 상태 변화나 재막힘 현상이 생길 수 있으므로 평생 정기적 관찰이 필요합니다.
6 백내장 수술만 받으면 녹내장도 자동으로 해결된다. 백내장 수술이 일부 안압 하강을 도울 수 있으나 녹내장 치료를 완전히 대신할 수 없습니다.
7 여과포는 수술 뒤 몇 달만 조심하면 된다. 여과포 감염은 몇 해 뒤에도 생길 수 있으며, 5년을 지켜본 연구에서 1098안 가운데 21안에서 감염이 보고됐습니다(Yamamoto T et al., 2014).
8 안약 없이 지낸 비율이 1.38배라면 내가 안약을 끊을 가능성도 그만큼 크다. 상대위험은 군 사이 비율을 견준 값이지 개인 확률이 아니며, 그 근거의 확실성도 매우 낮습니다.
9 섬유주 절제술은 한 번 하면 다시 수술할 일이 없다. 이전 수술 경험이 있는 눈을 5년 본 TVT 연구에서 섬유주 절제술군의 29%가 녹내장 재수술을 받았습니다(Gedde SJ et al., 2012).

진료실에서 담당 안과 의사와 수술 여부를 논의할 때 아래 질문 항목들을 활용하시면 정확한 상담에 도움이 됩니다.

  • 현재 제 녹내장 진행 단계(초기, 중등도, 진행성)에서 수술이 필요한 상태인가요?
  • 저에게 추천되는 수술 방식(섬유주 절제술 vs MIGS 등)과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 수술 후 기대되는 목표 안압 수치와 안약 감량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요?
  • 백내장 수술과 녹내장 시술을 함께 진행하는 것이 저에게 임상적으로 유용한가요?
  • 제 눈의 목표 안압은 얼마이고, 지금 안약으로 그 목표에 얼마나 가까운가요?
  • 수술 뒤 첫 몇 주 동안 진료는 얼마나 자주 오나요? 실을 조절하는 처치가 필요할 수 있나요?
  • 여과포가 새거나 얇아졌는지는 어떻게 확인하고, 집에서 어떤 변화가 보이면 바로 연락해야 하나요?
  • 수술 뒤에도 안약이 필요해진다면 어떤 기준으로 다시 시작하나요?

질문을 들고 가는 목적은 그 자리에서 수술 여부를 정하는 것이 아니라, 제 눈이 연구 속 어떤 사람과 닮았는지를 확인하는 데 있습니다. 진행 단계, 이전 수술 이력, 목표 안압이 연구 대상과 다르면 연구 숫자는 참고 정도로만 쓰입니다.

수술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전문의와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관리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눈 건강을 지키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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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1. King AJ, Hudson J, Fernie G, Kernohan A, Azuara-Blanco A, Burr J, et al. Primary trabeculectomy for advanced glaucoma: pragmatic multicentre randomised controlled trial (TAGS). BMJ. 2021;373:n1014. Published 2021 May 12. DOI: 10.1136/bmj.n1014. PMID: 33980505.
  2. Le JT, Bicket AK, Wang L, Li T. Ab interno trabecular bypass surgery with iStent for open-angle glaucoma. Cochrane Database Syst Rev. 2019;3(3):CD012743. Published 2019 Mar 28. DOI: 10.1002/14651858.CD012743.pub2. PMID: 30919929.
  3. Gedde SJ, Schiffman JC, Feuer WJ, Herndon LW, Brandt JD, Budenz DL, et al. Treatment outcomes in the Tube Versus Trabeculectomy (TVT) study after five years of follow-up. Am J Ophthalmol. 2012;153(5):789-803.e2. DOI: 10.1016/j.ajo.2011.10.026. PMID: 22245458.
  4. Yamamoto T, Sawada A, Mayama C, Araie M, Ohkubo S, Sugiyama K, et al. The 5-year incidence of bleb-related infection and its risk factors after filtering surgeries with adjunctive mitomycin C: collaborative bleb-related infection incidence and treatment study 2. Ophthalmology. 2014;121(5):1001-1006. DOI: 10.1016/j.ophtha.2013.11.025. PMID: 24424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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