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에서는 「시력 1.0」이라고 하는데 수술 안내문에는 「20/20」이, 논문에는 「logMAR」가 적혀 있어 헷갈린 적이 있으신가요? 지난번에는 한 줄 더 읽었는데 오늘은 한 줄 덜 읽어 걱정된 적은요? 이 글은 시력 숫자를 적는 방법들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줄마다 글자 수가 다른 표와 같은 표가 어떻게 다른 값을 내는지, 같은 사람도 검사마다 값이 달라지는 이유를 연구 네 편의 숫자로 정리합니다.
시력은 안과에서 가장 먼저, 가장 자주 재는 숫자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시력 숫자 하나를 눈 건강 전체의 점수처럼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시력표 검사는 밝은 흰 바탕의 진한 검은 글자를 정해진 거리에서 얼마나 작은 크기까지 알아보는지를 재는 한 가지 측정입니다. 어떤 표를 썼는지, 어떻게 셌는지, 그날 안경 도수가 맞았는지에 따라 같은 눈도 조금씩 다른 값을 냅니다.
이 글에서는 먼저 시력을 적는 세 가지 방식을 정리하고, 시력표의 설계 차이를 살펴본 뒤, 서로 다른 표로 잰 시력을 비교한 연구와 다시 쟀을 때의 흔들림을 다룬 연구를 차례로 읽습니다. 마지막으로 시력 숫자가 담지 못하는 부분과, 검사 결과를 받았을 때 물어볼 질문을 정리합니다.
「시력 1.0」 「20/20」 「logMAR 0.0」은 같은 크기의 글자를 읽었다는 것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적은 말이지만, 어떤 표로 어떻게 쟀는지에 따라 같은 눈에서도 값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시력 숫자는 「좋은 눈」의 전부가 아니라 한 가지 측정이므로, 한 번의 숫자보다 같은 조건에서 잰 기록의 흐름을 보는 것이 좋습니다.
1. 이런 말을 들었다면
「동네 안과에서는 1.0이었는데 다른 병원에서는 한 줄 낮게 나오더라」, 「수술 결과 안내에 20/20이라고 적혀 있는데 그게 1.0인가요」, 「작년보다 한 줄 떨어졌다는데 눈이 나빠진 건가요」 같은 질문은 진료실에서 자주 나옵니다. 시력교정 수술을 알아보는 사람이라면 병원 안내문과 논문 요약에서 서로 다른 표기를 만나 숫자를 어떻게 비교해야 할지 막막해지기도 합니다.
이런 질문 밑에는 세 가지 궁금증이 있습니다. 첫째, 서로 다른 표기가 같은 것을 가리키는지. 둘째, 시력표의 종류가 결과에 영향을 주는지. 셋째, 같은 눈을 다시 재면 얼마나 흔들릴 수 있는지입니다. 이 세 가지를 알고 나면 숫자 하나가 바뀌었을 때 놀랄 일인지, 조건을 맞춰 다시 볼 일인지를 가늠하기 쉬워집니다.
먼저 짚어 둘 점이 있습니다. 이 글은 시력 숫자를 읽는 방법에 관한 글이지, 특정 시력이 운전면허나 직업, 병역에서 어떤 기준에 해당하는지를 정하는 글이 아닙니다. 그런 기준은 기관마다 정해 둔 검사 방법과 판정 방식이 따로 있으므로, 이 글의 내용으로 기준 충족 여부를 판단하지 말고 해당 기관의 공식 안내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래 표는 이 글에서 살펴본 연구 네 편을 정리한 것입니다. 두 편은 실제 환자를 서로 다른 표로 잰 비교 연구이고, 한 편은 가상의 환자로 두 가지 표를 시험한 컴퓨터 모의실험, 나머지 한 편은 초점이 조금 흐려졌을 때 다시 잰 값이 얼마나 흔들리는지를 본 연구입니다.
| 자료 | 살펴본 범위 | 읽을 질문 |
|---|---|---|
| Kaiser 20091 | 망막 진료 환자 163안, 같은 날 같은 검사자가 스넬렌 표와 ETDRS 표로 측정 | 표가 다르면 같은 눈의 시력 값이 달라지나 |
| Mataftsi 20192 | 환자 74명의 오른눈, ETDRS 표와 두 가지 거리의 소수 시력표로 측정 | 소수 시력을 logMAR로 바꾸면 ETDRS 값과 맞나 |
| Shamir 20163 | 가상 환자 3만 명을 두 가지 표로 되풀이 검사한 컴퓨터 모의실험 | 표의 설계가 정확도·반복성·검사 시간에 어떤 차이를 만드나 |
| Rosser 20044 | 눈에 병이 없는 사람에게 일부러 초점을 흐리게 한 뒤 되풀이 측정 | 도수가 조금 안 맞으면 다시 잰 값의 흔들림이 커지나 |
이 표는 연구가 던진 질문을 모은 것이지 어떤 시력표가 정답이라고 줄을 세운 것이 아닙니다. 네 연구는 대상과 방법이 달라 숫자를 하나로 합치거나 서로 직접 비교할 수 없습니다. 특히 Kaiser의 연구는 망막 질환 환자가 중심이라 시력이 좋은 사람에게 그대로 옮길 수 없고, Shamir의 연구는 실제 사람이 아닌 모의실험이라는 점을 함께 기억해 두면 좋습니다.
2. 1.0·20/20·logMAR — 같은 것을 적는 세 가지 방식
시력 숫자는 「얼마나 작은 글자를 알아보는가」를 나타냅니다. 이것을 적는 방식이 나라와 분야에 따라 다를 뿐입니다. 우리나라 안과와 학교 검진에서 흔히 듣는 「1.0」 같은 값은 소수 시력이라고 부르고, 미국 쪽 자료에서 보는 「20/20」은 분수로 적는 스넬렌 표기, 연구 논문에서 주로 쓰는 「logMAR」는 로그 단위 표기입니다.
분수 표기에서 앞의 숫자는 검사 거리이고, 뒤의 숫자는 기준이 되는 눈이 같은 글자를 알아볼 수 있는 거리입니다. Kaiser의 연구에서 스넬렌 표를 20피트 거리에 비춰 검사한 것처럼, 20/20은 「20피트에서, 기준이 되는 눈이 20피트에서 읽는 크기의 글자를 읽었다」는 뜻입니다1. 20/200이라면 기준이 되는 눈은 200피트에서도 읽는 큰 글자를 20피트까지 다가와서야 읽었다는 뜻이 됩니다. 소수 시력은 이 분수의 크기를 소수로 나타낸 값이라, 숫자가 클수록 작은 글자까지 읽은 것입니다.
logMAR는 「알아볼 수 있는 가장 작은 각도」에 로그를 씌운 값입니다. 여기서 많은 사람이 헷갈립니다. logMAR는 숫자가 작을수록 좋은 시력이고, 0.0이 기준이 되는 시력입니다. Shamir의 연구는 모의실험의 시력 범위를 「logMAR 1.0부터 0.0까지」로 잡고, 이것이 20/200부터 20/20에 해당한다고 적었습니다3. 같은 「1.0」이라도 소수 시력에서는 기준이 되는 시력을, logMAR에서는 20/200에 해당하는 낮은 시력을 가리키는 셈입니다.
연구에서 logMAR를 즐겨 쓰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소수 시력이나 분수 표기는 숫자 사이의 간격이 고르지 않아, 높은 시력 쪽의 「한 단계」와 낮은 시력 쪽의 「한 단계」가 같은 크기의 변화가 아닙니다. 반면 logMAR는 로그 단위라 글자 크기가 일정한 비율로 바뀔 때마다 같은 폭으로 움직입니다. 그래서 여러 사람의 시력을 평균 내거나, 치료 전후의 변화를 비교할 때 logMAR가 계산하기에 알맞은 단위로 쓰입니다.
세 가지 방식을 잇는 고리는 바꾸는 식입니다. Mataftsi의 연구는 소수 시력을 logMAR로 바꿀 때 「logMAR = −log(소수 시력)」이라는 식을 썼습니다2. 이 식에 따르면 소수 시력이 클수록 logMAR 값은 작아지고, 흔히 말하는 「시력 1.0」은 20/20, logMAR 0.0과 같은 크기의 글자를 가리키는 표현이 됩니다. 아래 표는 이 관계를 이 글에서 살펴본 연구 초록에 나온 값 중심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 표기 | 이 글의 연구에 나온 예 | 읽는 방향 |
|---|---|---|
| 소수 시력 | 흔히 말하는 「시력 1.0」, Mataftsi 연구의 소수 시력표 | 숫자가 클수록 작은 글자까지 읽음 |
| 분수(스넬렌) 표기 | 20/20, 20/200(Shamir), 20/94·20/69·20/65(Kaiser) | 뒤의 숫자가 작을수록 작은 글자까지 읽음 |
| logMAR | 0.0은 20/20, 1.0은 20/200에 해당(Shamir) | 숫자가 작을수록 작은 글자까지 읽음 |
| 읽은 글자 수(ETDRS 점수) | 0.2 logMAR를 10글자로 함께 적음(Kaiser) | 읽은 글자가 많을수록 작은 글자까지 읽음 |
이 표에서 기억할 것은 「방향」입니다. 소수 시력과 글자 수는 클수록 좋고, 분수의 뒷자리와 logMAR는 작을수록 좋습니다. 그래서 논문에서 「logMAR 값이 줄었다」처럼 쓰인 내용을 소수 시력의 감각으로 읽으면 정반대로 이해하게 됩니다. 또 표기 사이를 오갈 때는 근사값이 끼어들기 때문에, Kaiser의 초록도 ETDRS 값 옆에 「약 20/69」처럼 「약」을 붙여 적었습니다1. 표기를 바꾸는 일은 생각보다 매끄럽지 않은데, 이 부분은 5장에서 다시 다룹니다.

한 가지 더 덧붙이면, 진료 기록에 적히는 시력에는 「안경이나 렌즈 없이 잰 시력」과 「도수를 맞춘 상태에서 잰 시력」이 따로 있습니다. 앞의 것을 나안 시력, 뒤의 것을 교정 시력이라고 부릅니다. 근시가 있는 사람은 나안 시력이 낮아도 교정 시력은 기준 시력까지 나오는 경우가 흔합니다. 시력 숫자를 비교할 때는 표기 방식뿐 아니라 이 둘 가운데 무엇인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굴절이상과 교정 시력의 관계는 굴절이상 글에서 따로 정리했습니다.
3. 시력표의 종류 — 줄마다 글자 수가 다른 표와 같은 표
우리가 흔히 보는 시력표는 크게 두 갈래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위쪽에 큰 글자가 한두 개 있고 아래로 갈수록 글자가 작아지면서 한 줄의 글자 수가 늘어나는 표입니다. 스넬렌 표가 대표적이고, 우리나라에서 흔히 쓰는 소수 시력표도 대체로 이 모양입니다. 다른 하나는 모든 줄에 같은 수의 글자가 놓이고, 글자 사이와 줄 사이 간격이 글자 크기에 맞춰 일정한 비율로 줄어드는 표로, ETDRS 표가 여기에 속합니다.
두 갈래의 차이는 모양에만 있지 않습니다. 줄마다 글자 수가 다르면, 큰 글자 줄에서는 한두 글자로 판정하고 작은 글자 줄에서는 여러 글자로 판정하게 됩니다. 글자 수가 적은 줄에서는 한 글자를 우연히 맞히거나 틀리는 것이 결과에 크게 영향을 줍니다. 또 글자가 빽빽한 줄에서는 옆 글자 때문에 알아보기가 어려워지는 「붐빔 효과」가 생기는데, 줄마다 간격이 다르면 이 영향도 줄마다 달라집니다.
ETDRS 표처럼 줄마다 조건을 맞춘 설계는 Bailey와 Lovie가 제안한 원칙을 따릅니다. Rosser의 연구도 측정에 「Bailey-Lovie logMAR 표의 ETDRS판」을 썼다고 밝혔습니다4. 이런 표에서는 줄마다 크기가 일정한 비율로 작아지므로 logMAR 값과 줄이 깔끔하게 맞물리고, 줄 단위가 아니라 읽은 글자 하나하나를 세어 점수를 낼 수 있습니다. Kaiser의 초록이 0.2 logMAR를 10글자로 함께 적은 것도 이런 글자 단위 채점 덕분입니다1.
아래 표는 두 갈래 시력표의 설계 차이를 정리한 것입니다. 연구들이 직접 시험한 결과는 4장부터 따로 다루고, 이 표는 구조의 차이만 보여 줍니다.
| 구분 | 줄마다 글자 수가 다른 표(스넬렌형·소수 시력표) | 줄마다 글자 수가 같은 표(ETDRS형) |
|---|---|---|
| 줄의 구성 | 위는 글자가 적고 아래로 갈수록 많아짐 | 모든 줄의 글자 수가 같음 |
| 줄 사이 크기 변화 | 줄마다 커지는 폭이 고르지 않은 경우가 많음 | 일정한 비율로 작아짐 |
| 글자 간격 | 줄마다 다름 | 글자 크기에 맞춰 일정한 비율 |
| 점수 매기는 단위 | 주로 줄 단위(「이 줄까지」) | 읽은 글자 수 단위로도 셀 수 있음 |
| 쓰이는 곳 | 일상 진료와 검진에서 흔함 | 임상시험과 연구에서 흔함 |
이 표를 「한쪽 표로 잰 시력은 믿을 수 없다」로 읽으면 곤란합니다. 줄마다 글자 수가 다른 표도 빠르고 익숙해서 일상 진료에서 충분히 쓸모가 있습니다. 다만 설계가 다르면 같은 눈에서도 다른 값이 나올 수 있으므로, 서로 다른 표로 잰 기록을 나란히 놓고 「올랐다, 떨어졌다」를 말할 때는 조심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Mataftsi의 연구처럼 「한 줄의 다섯 개 가운데 네 개를 맞히면 그 줄을 읽은 것으로 본다」는 식의 판정 규칙도 기관마다 다를 수 있다는 점을 함께 알아 두면 좋습니다2.
검사 방식에서 생기는 차이도 있습니다. 벽에 걸린 인쇄 표를 쓰는 곳도 있고, 화면에 글자를 띄우는 곳도 있으며, 뒤에서 빛을 비추는 표를 쓰는 곳도 있습니다. Kaiser의 연구는 스넬렌 표는 벽에 비추는 방식으로, ETDRS 표는 뒤에서 빛을 비추는 방식으로 검사했다고 밝혔습니다1. 같은 종류의 표라도 밝기, 글자 대비, 거리가 조금씩 다르면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4. 같은 날 두 가지 표로 재면 값이 같을까
Kaiser의 2009년 연구는 이 질문을 실제 진료 현장에서 확인한 전향적 연구입니다1. 망막 진료를 받는 환자를 차례로 모아, 같은 날 한자리에서 같은 숙련 검사자가 같은 방, 같은 낮은 조명 조건에서 오른눈의 교정 시력을 쟀습니다. 스넬렌 표는 20피트 거리에 비췄고, ETDRS 표는 4미터와 2미터 두 거리에 놓고 검사했습니다. 조건을 이렇게 맞춘 것은 「표 말고 다른 차이」를 최대한 줄이려는 설계입니다.
연구에는 163안이 포함됐습니다. 평균 시력은 스넬렌 표에서 0.67 logMAR(20/94), ETDRS 표 4미터에서 0.54 logMAR(약 20/69), 2미터에서 0.51 logMAR(약 20/65)였습니다. 평균 차이는 ETDRS 표에서 6.5글자 더 좋게 나왔습니다. 연구진은 시력이 나쁠수록 두 표 사이의 흔들림이 커지고 평균 차이도 커졌다고 적었습니다. 아래 표는 그 결과를 정리한 것입니다.
| 측정 방식 | 평균 시력(초록 표기 그대로) | 읽을 점 |
|---|---|---|
| 스넬렌 표, 20피트 | 0.67 logMAR(20/94) | 세 가지 가운데 가장 낮게 나옴 |
| ETDRS 표, 4미터 | 0.54 logMAR(약 20/69) | 같은 눈인데 스넬렌보다 좋게 나옴 |
| ETDRS 표, 2미터 | 0.51 logMAR(약 20/65) | 거리를 바꾼 ETDRS 사이의 차이 |
| 평균 차이 | ETDRS 표에서 6.5글자 더 좋음 | 표만 바꿔도 생길 수 있는 차이 |
| 시력이 20/200보다 나쁜 무리 | 두 표 차이가 0.2 logMAR(10글자)로 가장 큼 | 시력이 낮을수록 표 사이 차이가 커짐 |
이 표에서 핵심은 「같은 눈, 같은 날, 같은 검사자」인데도 표에 따라 값이 달랐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예전에 한 표로 잰 시력과 이번에 다른 표로 잰 시력을 비교해 「좋아졌다, 나빠졌다」고 말하기 전에, 같은 표인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연구진도 결론에서 서로 다른 표로 얻은 자료를 비교할 때는 주의해야 한다고 적었습니다.
그러나 이 연구를 모든 사람에게 그대로 옮기기는 어렵습니다. 대상이 망막 진료 환자였고 평균 시력도 낮은 편이었습니다. 연구진은 습성 나이관련황반변성 환자에서 두 표의 차이가 가장 컸고, 건성 황반변성과 당뇨망막병증 환자에서도 의미 있는 차이가 있었다고 보고했습니다. 시력이 좋은 사람, 예를 들어 시력교정 수술을 알아보는 젊은 근시 환자에서 두 표의 차이가 이만큼 날지는 이 초록만으로는 알 수 없습니다. 시력이 낮을수록 차이가 커졌다는 관찰을 생각하면, 시력이 좋은 쪽에서는 차이가 작을 가능성이 있지만 그것도 이 연구가 직접 보여 준 것은 아닙니다.
이 결과를 일상에 옮기면 이렇습니다. 시력교정 수술이나 백내장 수술 전후의 시력을 비교할 때, 수술 전에는 한 곳에서, 수술 뒤에는 다른 곳에서 쟀다면 그 차이에는 눈의 변화와 표의 차이가 섞여 있을 수 있습니다. 경과를 보는 안과가 바뀌었다면 이전 기록을 가져가되, 새로 잰 값과 단순 비교하기보다 같은 곳에서 같은 방식으로 재 나가는 기록을 기준으로 삼는 편이 좋습니다.
왜 ETDRS 쪽이 더 좋게 나왔는지에 대해서는 초록이 원인을 따로 풀어 쓰지 않았습니다. 표 설계의 차이, 글자 단위 채점, 검사 거리, 조명 방식 등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결과는 「어느 표가 진짜 시력을 보여 준다」가 아니라 「표가 다르면 숫자가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자료로 읽는 것이 정확합니다.
5. 소수 시력을 logMAR로 바꿀 때 생기는 틈
우리나라 진료 기록에는 소수 시력이 많고, 해외 논문에는 logMAR가 많습니다. 그래서 「내 소수 시력을 logMAR로 바꾸면 논문의 숫자와 비교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듭니다. Mataftsi의 2019년 연구는 바로 이 변환이 믿을 만한지를 확인했습니다2.
연구진은 환자 74명의 오른눈 시력을 5분 간격으로 세 번 쟀습니다. 한 번은 ETDRS 표로, 한 번은 6미터 거리의 소수 시력표로, 한 번은 4미터 거리의 소수 시력표로 쟀습니다. 시력은 한 줄의 다섯 개 가운데 네 개를 맞힌 가장 작은 줄로 정했고, 소수 시력은 「logMAR = −log(소수 시력)」 식으로 logMAR로 바꿨습니다. 그리고 ETDRS 값과 두 가지 소수 시력 값 사이의 일치 정도를 블랜드-앨트먼 방법으로 살폈습니다. 이 방법은 두 측정값의 차이가 얼마나 넓게 퍼지는지를 보는 통계 방법입니다.
결과는 「잘 맞지 않았다」였습니다. ETDRS 값과 변환한 소수 시력 값의 차이는 시력이 나쁠수록 커졌고, 시력이 0.5 logMAR 안팎일 때는 차이가 0.2 logMAR까지 벌어졌습니다. 연구진은 소수 시력을 logMAR로 바꾸면 실제 값을 과대평가하게 되며, 특히 낮은 시력에서 그렇다고 결론지었습니다. 6미터와 4미터 두 거리의 소수 시력표 모두 ETDRS 값과 이런 불일치를 보였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이 결과가 말하는 것은 「식으로 바꾼다고 같은 측정이 되지는 않는다」입니다. 초록이 불일치의 원인을 따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식은 숫자의 단위만 바꿀 뿐 줄마다 글자 수가 다른 표와 같은 표 사이의 설계 차이까지 바꿔 주지는 않는다는 점을 함께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소수 시력표는 줄 사이의 크기 간격이 고르지 않은 경우가 많아, 한 줄을 더 읽거나 덜 읽었을 때 바뀌는 logMAR 값의 폭이 줄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소수 시력표로 잰 내 시력을 logMAR로 바꿔 ETDRS 표를 쓴 논문의 숫자와 나란히 놓고 「나는 연구 평균보다 좋다, 나쁘다」를 판단하는 것은 조심해야 합니다.
실제로 이런 비교가 필요해지는 때가 있습니다. 시력교정 수술이나 백내장 수술을 알아보며 해외 연구의 결과를 찾아 읽을 때, 혹은 해외에서 받은 진료 기록을 국내 안과에 가져갈 때입니다. 이럴 때는 숫자를 스스로 바꿔 비교하기보다, 기록에 적힌 표기와 표의 종류를 그대로 보여 주고 같은 조건에서 다시 재 보는 편이 바른 순서입니다. 진료 기록을 남길 때도 「어떤 표로 쟀는지」를 함께 적어 두면 다음 비교가 쉬워집니다.
이 연구도 한계가 있습니다. 대상 수가 많지 않고, 초록에는 환자의 질환이나 시력 분포가 자세히 적혀 있지 않습니다. 또 시력이 좋은 쪽에서 불일치가 어느 정도였는지는 초록에 따로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도 Kaiser의 연구와 마찬가지로 「시력이 낮을수록 표 사이의 차이가 커진다」는 방향이 반복해서 나타났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합니다. 두 연구는 서로 다른 집단과 방법이므로 숫자를 합치지는 않지만,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는 점은 함께 기억해 둘 수 있습니다.
6. 표의 설계가 반복성과 검사 시간에 주는 영향
실제 사람을 대상으로 한 비교 연구는 검사자, 조명, 피로 같은 다른 요인이 끼어들기 마련입니다. Shamir의 2016년 연구는 이런 요인을 걷어 내고 「표의 설계」만의 영향을 보려고 컴퓨터 모의실험을 했습니다3. 컴퓨터 안에 가상의 환자를 만들고, 각자에게 실제 시력과 「보이는데 틀리게 답하는 경향」, 「안 보이는데 맞히는 경향」 같은 성질을 정해 준 뒤 두 가지 표로 검사를 시켜 본 것입니다.
가상 환자의 시력은 logMAR 1.0부터 0.0까지, 곧 20/200부터 20/20 사이의 연속된 범위에서 무작위로 뽑았습니다. 가상 환자 3만 명이 두 가지 표로 각각 열 번씩 검사를 받았습니다. 연구진은 검사 시간(검사 중에 보여 준 글자 수), 정확도(정해 둔 시력과 측정된 시력의 차이), 반복성(다시 쟀을 때의 흔들림)을 비교했습니다. 아래 표는 그 결과입니다.
| 항목 | 스넬렌 표 | ETDRS 표 | 읽는 법 |
|---|---|---|---|
| 검사 시간(보여 준 글자 수 평균±표준편차) | 12.6±11.1글자 | 31.2±14.7글자 | ETDRS 표가 더 많은 글자를 보여 줌 |
| 정확도(정해 둔 시력과의 차이, logMAR) | 0.12±0.14 | 0.08±0.08 | ETDRS 표에서 차이가 작았음 |
| 반복성(다시 쟀을 때의 흔들림, logMAR) | 0.23±0.17 | 0.11±0.09 | ETDRS 표에서 흔들림이 작았음 |
이 표는 「설계를 바꾸면 무엇을 얻고 무엇을 내주는가」를 보여 줍니다. 모의실험에서는 줄마다 글자 수가 같은 ETDRS 표가 정해 둔 시력에 가까운 값을 내고 다시 쟀을 때도 덜 흔들렸지만, 그 대신 검사에서 보여 준 글자가 훨씬 많아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연구진은 이런 차이가 낮은 시력 구간에서 가장 두드러졌다고 적었습니다. 이것은 Kaiser와 Mataftsi의 연구에서 시력이 낮을수록 표 사이 차이가 커졌던 방향과도 어긋나지 않습니다.
모의실험이 가상 환자에게 「안 보이는데 맞히는 경향」을 넣은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실제 검사에서도 사람은 흐릿한 글자를 짐작으로 맞히기도 하고, 보이는 글자를 긴장해서 틀리기도 합니다. 줄마다 글자가 한두 개뿐이라면 한 번의 짐작이 그 줄의 합격과 불합격을 가르지만, 글자가 여럿이고 글자 단위로 센다면 한 번의 짐작이 결과 전체에 주는 영향이 줄어듭니다. 초록이 원인을 따로 분석한 것은 아니지만, 반복성의 차이는 이런 구조와 관련이 있다고 이해해 볼 수 있습니다.
모의실험을 읽을 때 주의할 점도 분명합니다. 가상 환자는 연구진이 정해 준 규칙대로만 반응하므로, 실제 사람의 피로, 집중력, 눈물막 변화, 검사자의 말투 같은 요인은 들어 있지 않습니다. 연구진은 모의실험의 반복성 값이 여러 임상 연구에서 보고된 값과 맞는다고 적었지만, 이 숫자를 그대로 한 사람의 눈에 옮겨 「내 시력은 이만큼 흔들린다」고 읽을 수는 없습니다. 이 연구의 쓸모는 표의 설계가 결과에 영향을 준다는 점을 다른 요인 없이 보여 준 데 있습니다.
실용적인 의미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일상 진료에서 줄마다 글자 수가 다른 표를 많이 쓰는 이유 중 하나가 빠르다는 점입니다. 많은 환자를 짧은 시간에 봐야 하는 진료 현장에서는 검사 시간이 중요한 조건이 됩니다. 반대로 작은 변화를 정밀하게 추적해야 하는 임상시험이나 질환 경과 관찰에서는 시간이 더 걸려도 글자 단위로 세는 표를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표를 쓰는지는 검사의 목적에 따라 달라지는 선택입니다.
7. 같은 사람도 검사마다 한두 줄 달라지는 이유
같은 표로 같은 사람을 다시 재도 값은 조금씩 달라집니다. 이것을 「검사-재검사 변동」이라고 부릅니다. 눈 상태가 실제로 바뀌지 않았는데도 생기는 흔들림이므로, 이 폭을 알아야 「진짜 변화」와 「검사의 흔들림」을 나눠 볼 수 있습니다. Rosser의 2004년 연구는 이 흔들림이 초점이 조금 흐려졌을 때 얼마나 커지는지를 살펴봤습니다4.
연구진은 눈에 병이 없는 사람들에게 렌즈로 일부러 초점을 흐리게 하는 조건을 0 D, 0.50 D, 1.00 D 세 가지로 만들고, 각 조건에서 시력을 되풀이해 쟀습니다. 여기서 D(디옵터)는 렌즈 도수의 단위입니다. 측정은 모두 ETDRS판 logMAR 표로 했고, 다시 쟀을 때 값이 퍼지는 폭을 95% 범위로 나타냈습니다. 초록에는 참가자 수가 적혀 있지 않아, 결과를 얼마나 넓게 일반화할 수 있는지는 원문을 확인해야 합니다.
| 초점 흐림 조건 | 검사-재검사 변동의 95% 범위(블랜드-앨트먼 방법) | 읽는 법 |
|---|---|---|
| 0 D(흐림 없음) | ±0.11 logMAR | 도수가 맞아도 이 정도의 흔들림이 있음 |
| 0.50 D | ±0.18 logMAR | 도수가 조금 어긋나면 흔들림이 커짐 |
| 1.00 D | ±0.25 logMAR | 어긋남이 커질수록 흔들림도 더 커짐 |
이 표에서 먼저 볼 것은 첫 줄입니다. 초점을 일부러 흐리지 않은 조건에서도 다시 잰 값은 위아래로 ±0.11 logMAR 범위 안에서 움직였습니다. 같은 사람이 같은 표로 쟀는데도 이만큼의 흔들림이 있다는 뜻이므로, 한 번의 검사에서 「한 줄」 정도 덜 읽었다고 해서 곧바로 눈이 나빠졌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연구진은 0.50 D 정도의 작은 교정되지 않은 굴절이상만으로도 개인의 시력 변화를 알아차리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여기서 「±」는 위아래 두 방향을 모두 뜻합니다. 다시 잰 값이 처음보다 좋게 나올 수도, 나쁘게 나올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지난번보다 한 줄 더 읽었다고 눈이 좋아졌다고 단정할 수 없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또 이 범위는 여러 번 잰 값의 퍼짐을 통계로 나타낸 것이라, 어떤 사람은 이보다 덜 흔들리고 어떤 사람은 더 흔들릴 수 있습니다. 숫자를 개인의 기준선으로 삼기보다 「검사에는 원래 흔들림이 있다」는 감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알맞습니다.
이 결과는 일상에서 흔한 상황과 이어집니다. 오래된 안경을 쓰고 검사했을 때, 콘택트렌즈 도수가 조금 맞지 않을 때, 난시가 덜 교정됐을 때는 초점이 살짝 흐려진 상태와 비슷합니다. 이런 상태에서는 시력 값 자체가 낮게 나올 수 있을 뿐 아니라, 검사할 때마다 값이 더 크게 흔들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시력 변화를 판단할 때는 「그날 도수가 맞았는지」를 함께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초점 말고도 값을 흔드는 요인은 여럿 있습니다. 눈물막이 마르면 각막 표면이 고르지 않아 글자가 순간순간 흐려질 수 있고, 피로하거나 졸릴 때는 집중력이 떨어집니다. 검사실의 밝기에 따라 동공 크기가 달라지고, 검사자가 「한 번 더 읽어 보세요」라고 격려하는지, 앞 줄을 외웠는지도 영향을 줍니다. 같은 표를 자주 보면 글자 순서를 기억하게 되는 경우가 있어, 검사하는 곳에 따라 글자 배열이 다른 표를 번갈아 쓰거나 화면에 글자를 무작위로 띄우기도 합니다. 이런 요인들은 이 글의 연구들이 하나하나 시험한 것은 아니지만, 검사-재검사 변동이 생기는 흔한 이유로 이야기됩니다.
그렇다면 진짜 변화는 어떻게 가려낼까요? 한 번의 숫자보다 같은 표, 같은 거리, 같은 조명, 도수를 맞춘 상태에서 여러 번 잰 기록의 흐름을 보는 것이 기본입니다. 한 번 떨어졌다가 다음 검사에서 다시 돌아온다면 흔들림일 가능성이 있고, 같은 조건에서 계속 낮게 나온다면 원인을 찾아볼 이유가 됩니다. 다만 시력이 갑자기 크게 떨어졌거나 다른 증상이 함께 있다면 「흔들림일 것」이라고 넘기지 말고 바로 진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8. 시력 숫자가 담지 못하는 것
시력표 검사는 밝게 비춘 흰 바탕의 검은 글자처럼 대비가 높은 조건에서, 정해진 거리의 가장 작은 글자를 재는 검사입니다. 그래서 시력이 기준 시력까지 나와도 흐린 날이나 해 질 녘처럼 대비가 낮은 상황에서 불편할 수 있고, 밤에 빛이 번져 보이는 문제도 시력 숫자에는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흐린 대상을 알아보는 능력을 재는 검사는 대비감도 검사 글에서, 시력교정 수술 뒤 밤에 보이는 빛 번짐은 라식·라섹 후 밤에 보이는 빛 글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시력 숫자가 담지 못하는 부분은 더 있습니다. 시력표는 시선의 한가운데만 재므로 주변 시야가 좁아지는 변화는 알기 어렵고, 먼 거리 시력과 가까운 거리 시력도 따로 재야 합니다. 두 눈을 함께 쓰는 능력, 곧 양안시나 입체시도 한 눈씩 재는 시력 숫자로는 드러나지 않습니다. 또 시력이 좋게 나와도 녹내장처럼 시야가 천천히 좁아지는 병이 진행 중일 수 있어, 시력 숫자만으로 눈 건강을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아래 표는 「시력 1.0」이라는 숫자 하나로 알 수 있는 것과 알 수 없는 것을 정리한 것입니다. 이 표의 내용은 이 글의 연구들이 직접 시험한 것이 아니라, 시력표 검사의 성격과 일반적인 진료 흐름을 바탕으로 한 확인 항목입니다.
| 알 수 있는 것 | 알 수 없는 것 | 함께 보는 검사의 예 |
|---|---|---|
| 밝은 바탕의 진한 글자를 알아보는 한계 | 흐린 날·밤처럼 대비가 낮은 상황의 보기 | 대비감도 검사, 야간 증상 문진 |
| 시선 한가운데의 해상력 | 주변 시야의 좁아짐 | 시야 검사 |
| 정해진 거리 한 곳의 시력 | 가까운 거리·중간 거리의 보기 | 근거리 시력 검사 |
| 한 눈씩의 결과 | 두 눈을 함께 쓰는 능력 | 양안시·입체시 검사 |
| 그날 그 조건의 값 | 시력에 아직 드러나지 않은 병의 진행 | 안압·안저·시신경 검사 |
이 표를 「시력 검사는 쓸모가 적다」로 읽으면 안 됩니다. 시력은 여전히 눈의 기능을 가장 빠르고 간단하게 보여 주는 숫자이고, 많은 질환의 경과를 따라가는 기본 지표입니다. 다만 시력이 잘 나오는데도 불편하다면 그 불편을 다른 검사로 확인해 볼 이유가 있고, 시력이 잘 나온다고 해서 정기 검진이 필요 없다는 뜻도 아닙니다.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변화도 시력 숫자로는 늦게 드러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수정체가 조금씩 뿌옇게 변하는 초기에는 시력표의 진한 글자는 그럭저럭 읽지만, 눈부심이나 흐린 날의 답답함을 먼저 느끼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럴 때 「시력은 괜찮다는데 왜 불편하지」라는 의문이 생기는데, 이것은 측정이 틀렸다기보다 시력표가 재는 범위 밖의 불편일 수 있습니다. 불편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어떤 검사를 더 할지 정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어린이에서는 시력 숫자의 의미가 조금 더 복잡합니다. 아이들은 글자를 아직 모르거나 검사에 집중하기 어려워 그림이나 기호를 쓰는 시력표를 쓰기도 하고, 두 눈의 시력 차이가 약시의 단서가 되기도 합니다. 어린이 시력 검사의 시기와 항목은 어린이 시력 검사 글에서, 약시의 치료 순서는 소아 약시 글에서 정리했습니다.
시력교정 수술을 알아보는 사람이라면 수술 결과를 소개하는 자료에서 「교정하지 않은 시력이 20/20 이상이었던 비율」 같은 표현을 자주 만납니다. 이런 숫자를 읽을 때도 어떤 표로, 어떤 조건에서, 수술 뒤 얼마나 지나서 쟀는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 이 글에서 본 것처럼 표와 조건이 다르면 같은 눈도 다른 값을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술 전에 어떤 검사를 왜 하는지는 라식·라섹 수술 전 검사 글에서 정리했습니다.
9. 상담에서 물어볼 것
시력 검사 결과를 받았을 때는 「몇이 나왔나」보다 「어떤 조건에서 잰 값인가」를 함께 묻는 편이 도움이 됩니다. 아래 표는 상황별로 물어볼 말과 그 질문으로 확인하려는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 상황 | 물어볼 말 | 확인하려는 내용 |
|---|---|---|
| 병원마다 시력이 다르게 나올 때 | 「여기서는 어떤 시력표로, 몇 미터 거리에서 재나요?」 | 표의 종류와 검사 거리 |
| 결과지에 숫자만 적혀 있을 때 | 「이 값은 안경 없이 잰 건가요, 도수를 맞추고 잰 건가요?」 | 나안 시력과 교정 시력의 구분 |
| 지난번보다 한 줄 덜 나왔을 때 | 「이 정도 차이는 검사 흔들림 안인가요, 다시 재 볼 필요가 있나요?」 | 검사-재검사 변동과 실제 변화의 구분 |
| 오래된 안경을 쓰고 있을 때 | 「지금 안경 도수가 맞는지 먼저 확인할 수 있나요?」 | 초점 흐림이 결과에 준 영향 |
| 논문이나 안내문의 숫자와 비교하고 싶을 때 | 「이 자료의 시력은 어떤 표기와 표로 잰 건가요?」 | 표기·표 차이로 생기는 비교의 한계 |
| 시력은 좋은데 흐린 날·밤에 불편할 때 | 「대비감도나 다른 검사로 확인해 볼 수 있나요?」 | 시력 숫자가 담지 못하는 불편 |
| 경과를 오래 지켜봐야 할 때 | 「다음에도 같은 표와 같은 조건으로 재 주실 수 있나요?」 | 같은 조건에서의 기록 흐름 |
| 면허·직업 기준이 걱정될 때 | 「기관에서 정한 검사 방법과 판정 기준은 어디서 확인하나요?」 | 공식 기준과 검사 방식 |
이 질문들은 검사한 곳을 의심하려는 것이 아니라, 숫자의 조건을 함께 기록해 두기 위한 것입니다. 검사자도 이전 결과가 어떤 표와 조건에서 나왔는지 알면 이번 값의 차이가 흔들림 안인지, 다시 확인할 변화인지 판단하기 쉬워집니다. 특히 경과를 오래 지켜봐야 하는 질환이 있거나 수술 전후를 비교해야 한다면, 처음부터 같은 방식으로 재 달라고 부탁해 두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질문을 준비할 때는 이전 검사 결과지를 가져가면 좋습니다. 날짜와 함께 표기 방식, 나안·교정 여부가 적혀 있으면 이번 결과와 비교하기가 훨씬 쉬워집니다. 결과지에 그런 정보가 없다면 검사한 곳에 어떤 방식으로 쟀는지 물어 메모해 두는 것도 방법입니다.
검사 당일의 상태도 함께 알려 주는 것이 좋습니다. 밤을 새웠거나, 눈이 유난히 건조하거나, 렌즈를 빼고 바로 검사하게 되었거나, 안경을 바꾼 지 얼마 안 되었다면 그 사실을 미리 말해 두세요. 이런 정보는 검사자가 결과를 해석하고, 필요하면 다른 날 다시 재 보자고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10. 흔한 오해 정리
시력 숫자는 익숙한 만큼 오해도 많습니다. 아래 표는 자주 듣는 오해와, 연구를 바탕으로 구분해서 읽을 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 오해 | 구분해서 읽을 점 | 이어 확인할 부분 |
|---|---|---|
| 「logMAR 1.0이면 시력 1.0이다」 | logMAR는 작을수록 좋은 시력이며, logMAR 1.0은 20/200, logMAR 0.0이 20/20에 해당한다고 정리됨 | 자료가 어떤 표기를 썼는지 |
| 「어느 병원에서 재도 시력은 같다」 | 같은 날 같은 검사자가 재도 스넬렌 표와 ETDRS 표의 값이 달랐음 | 표의 종류와 검사 거리 |
| 「소수 시력을 식으로 바꾸면 logMAR 값이 된다」 | 변환한 값과 ETDRS 값 사이에 시력이 낮을수록 큰 불일치가 있었음 | 같은 표로 잰 기록끼리 비교하기 |
| 「한 줄 덜 읽으면 눈이 나빠진 것이다」 | 도수가 맞는 조건에서도 다시 잰 값이 ±0.11 logMAR 범위에서 흔들렸음 | 같은 조건에서 다시 재 보기 |
| 「안경이 조금 안 맞아도 시력 검사엔 상관없다」 | 0.50 D의 초점 흐림만으로도 다시 잰 값의 흔들림이 커졌음 | 검사 전 도수 확인 |
| 「시력 1.0이면 눈은 건강하다」 | 시력은 대비가 높은 조건에서 시선 한가운데를 재는 한 가지 측정 | 대비감도·시야·안압·안저 등 다른 검사 |
표의 공통점은 「숫자 하나를 조건 없이 읽지 않는다」입니다. 어떤 표기인지, 어떤 표로 쟀는지, 그날 도수와 눈 상태가 어땠는지를 함께 알아야 숫자의 뜻이 정해집니다. 그리고 그 숫자가 눈의 모든 기능을 대신하지 않는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 두면 좋습니다.
11. 마무리
「시력 1.0」 「20/20」 「logMAR 0.0」은 같은 크기의 글자를 서로 다른 방식으로 적은 말입니다. 다만 logMAR는 작을수록 좋은 시력이라 방향이 반대이고, Shamir의 연구가 정리한 것처럼 logMAR 1.0은 20/200에 해당합니다. 표기를 오갈 때는 이 방향부터 확인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표기가 같아도 표가 다르면 값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Kaiser의 연구에서는 같은 날 같은 검사자가 재도 ETDRS 표가 스넬렌 표보다 평균 6.5글자 좋게 나왔고, Mataftsi의 연구에서는 소수 시력을 logMAR로 바꾼 값이 ETDRS 값과 잘 맞지 않았습니다. 두 연구 모두 시력이 낮을수록 차이가 커지는 방향을 보였고, Shamir의 모의실험도 표의 설계에 따라 반복성과 검사 시간이 달라진다는 점을 보여 주었습니다.
같은 표로 다시 재도 값은 흔들립니다. Rosser의 연구에서는 도수가 맞는 조건에서도 다시 잰 값이 ±0.11 logMAR 범위에서 움직였고, 초점이 조금만 흐려져도 그 폭이 커졌습니다. 그래서 한 번의 숫자보다 같은 조건에서 잰 기록의 흐름을 보는 것이 시력 변화를 읽는 바른 방법입니다.
이 글의 결론은 「시력 1.0은 좋은 눈의 전부가 아니라 한 가지 측정」이라는 것입니다. 시력 숫자는 쓸모 있는 기본 지표이지만, 대비감도, 시야, 두 눈의 협응, 그리고 아직 시력에 드러나지 않은 병의 진행까지 담지는 못합니다. 숫자가 궁금하다면 어떤 조건에서 잰 값인지를 묻고, 숫자로 설명되지 않는 불편이 있다면 진료에서 그 불편을 그대로 이야기해 두세요.
근거 자료
- Kaiser PK. Prospective evaluation of visual acuity assessment: a comparison of snellen versus ETDRS charts in clinical practice (An AOS Thesis). Trans Am Ophthalmol Soc. 2009;107:311-324. PMID: 20126505. PubMed
- Mataftsi A, Koutsimpogeorgos D, Brazitikos P, Ziakas N, Haidich AB. Is conversion of decimal visual acuity measurements to logMAR values reliable? Graefes Arch Clin Exp Ophthalmol. 2019;257(7):1513-1517. PMID: 31069515. DOI: 10.1007/s00417-019-04344-9 PubMed
- Shamir RR, Friedman Y, Joskowicz L, Mimouni M, Blumenthal EZ. Comparison of Snellen and Early Treatment Diabetic Retinopathy Study charts using a computer simulation. Int J Ophthalmol. 2016;9(1):119-123. PMID: 26949621. DOI: 10.18240/ijo.2016.01.20 PubMed
- Rosser DA, Murdoch IE, Cousens SN. The effect of optical defocus on the test-retest variability of visual acuity measurements. Invest Ophthalmol Vis Sci. 2004;45(4):1076-1079. PMID: 15037571. DOI: 10.1167/iovs.03-1320 PubM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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