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교정술 뒤에도 눈은 길어질까 — 안축장과 근시 진행에 관한 연구

라식이나 스마일을 알아보는 분들 가운데에는 “수술하고 나서 근시가 또 진행하면 어떡하나”를 걱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근시는 대개 눈의 앞뒤 길이, 즉 안축장이 길어지면서 생기고 심해지는데, 시력교정술은 이 길이가 아니라 각막의 굴절력을 고치는 수술입니다. 그렇다면 수술 뒤에도 눈은 계속 길어질까요, 아니면 오히려 더 빨리 길어질까요? 최근 발표된 연구 네 편을 바탕으로 수술 뒤 안축장과 주변부 초점, 수차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차례로 살펴봅니다.

먼저 기억할 한 문장 시력교정술은 각막의 도수를 바꾸는 수술이지 눈 길이(안축장)를 멈추게 하는 치료가 아니며, 연구에서는 수술 뒤 길이 변화가 렌즈를 계속 낀 눈과 비슷하거나 작았습니다.

이 글을 읽는 법

이 글은 시력교정술과 눈 길이의 관계를 다룬 연구 네 편을 하나씩 풀어 쓴 것입니다. 앞부분에서는 안축장의 뜻과 각막 수술이 바꾸는 범위처럼 연구를 읽기 위한 바탕 지식을 다루고, 가운데에서는 연구별 내용을, 뒷부분에서는 수술 뒤 근시가 다시 생겼을 때의 구분법과 상담 질문을 정리했습니다. 연구 이야기가 어렵게 느껴지면 섹션 제목에 적힌 대상 수와 관찰 기간만 먼저 훑어도 전체 흐름을 잡을 수 있습니다. 각 연구는 문장 끝의 작은 숫자로 표시했고, 맨 아래 근거 자료 목록의 번호와 이어집니다.

연구를 읽을 때 가장 먼저 구분할 것은 “집단 평균”과 “한 사람의 눈”입니다. 어떤 연구에서 수술받은 눈 전체의 안축장이 의미 있게 늘지 않았다고 해도, 그 안에는 조금 길어진 눈과 거의 변하지 않은 눈이 섞여 있습니다. 평균이 안정적이라는 결과는 “수술이 눈 길이를 크게 흔들지 않았다”는 뜻이지 “내 눈은 앞으로 절대 길어지지 않는다”는 뜻이 아닙니다. 평균 결과를 소개할 때마다 개인차를 함께 적은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또 하나는 연구가 무엇을 쟀는지입니다. 네 편 가운데 두 편은 안축장 자체를 여러 해 따라간 연구이고, 나머지 두 편은 수술 뒤 망막 주변부의 초점과 눈의 수차를 잰 연구입니다. 초점이나 수차를 잰 연구에서 어떤 변화가 보였다고 해서 그것이 곧 근시 진행 속도가 달라졌다는 증거가 되지는 않습니다. 대상도 이탈리아, 일본, 중국의 성인으로 나라와 수술 방식이 제각각이므로, 한 연구의 결론을 모든 수술과 모든 사람에게 그대로 옮기지 않는 것이 무리 없는 읽기 방법입니다.

용어도 미리 나눠 두겠습니다. 이 글에서 “근시 진행”은 성인이 된 뒤에도 안경 도수가 더 높아지거나 안축장이 길어지는 것을 뜻하고, “퇴행”은 수술로 맞춘 도수가 시간이 지나며 일부 되돌아오는 것을 뜻합니다. 두 말은 결과지에서 비슷하게 보이지만 원인이 다릅니다. 진행은 주로 눈 길이의 문제이고, 퇴행은 각막 상피나 각막 모양의 변화에서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구분은 뒤쪽 섹션에서 수술 뒤 근시가 다시 생긴 경우를 살필 때 다시 쓰입니다.

도수 단위도 짚어 두겠습니다. 연구에서는 근시 정도를 디옵터(D)로 적고, 근시에는 앞에 마이너스 부호를 붙입니다. 구면대응치는 근시나 원시 도수에 난시 도수의 절반을 더해 하나의 숫자로 정리한 값으로, 안경 처방전의 구면(S)과 난시(C) 칸을 합쳐 본 것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안축장은 밀리미터로 적으므로, 같은 연구 안에서도 도수와 길이는 서로 다른 단위의 숫자라는 점을 기억해 두면 문장을 읽기가 수월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글은 이미 성인이 된 사람의 시력교정술을 다룹니다. 성장기 어린이의 근시 관리나 수술을 받을 수 있는 나이를 판단하는 기준은 별도의 주제이므로 여기서 다루지 않습니다. 각 연구에 적힌 대상의 나이는 그 연구에 참여한 사람들의 범위일 뿐이며, 수술을 받아도 되는 나이의 기준으로 읽으면 안 됩니다.

안축장이란 — 근시의 또 다른 숫자

안축장은 각막 앞면에서 망막까지, 눈의 앞뒤 길이를 말합니다. 밀리미터 단위로 재며, 빛의 간섭을 이용하는 광학식 생체계측 장비로 눈에 닿지 않고 짧은 시간 안에 측정합니다. 안경 도수가 “얼마나 흐리게 보이는가”를 나타내는 숫자라면, 안축장은 “눈이 얼마나 길게 자랐는가”를 나타내는 숫자입니다. 두 숫자는 서로 관련이 깊지만 같은 것을 재는 것은 아닙니다.

검사실에서 안축장을 잴 때는 턱을 받침대에 올리고 장비 안의 작은 불빛을 잠시 바라보면 됩니다. 눈에 닿는 부분이 없어 마취 안약도 필요 없고, 한 번에 각막 곡률과 앞방 깊이 같은 다른 값이 함께 측정되기도 합니다. 눈물막이 고르지 않거나 시선이 흔들리면 값이 조금 달라질 수 있어, 여러 번 재서 일정하게 나온 값을 쓰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도수와 길이가 늘 비례하는 것은 아닙니다. 각막이 유난히 볼록한 사람은 눈이 아주 길지 않아도 근시가 생길 수 있고, 반대로 각막이 평평한 사람은 눈이 꽤 길어도 도수가 생각보다 낮을 수 있습니다. 같은 도수의 두 사람이 서로 다른 길이의 눈을 가질 수 있다는 뜻이며, 그래서 도수만으로는 내 눈이 긴 눈인지 알 수 없고 생체계측 값을 따로 봐야 합니다. 같은 고도근시라도 눈이 길게 나온 사람은 망막 상태를 더 꼼꼼히 확인하게 되고, 수술 뒤 보는 질에 관한 설명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빛은 각막과 수정체를 지나며 꺾여 망막 위에 초점을 맺습니다. 눈이 정상보다 길면 초점이 망막 앞에 맺혀 먼 곳이 흐려지는데, 이것이 근시 대부분이 생기는 방식입니다. 어릴 때 시작된 근시가 해마다 심해지는 것도 대개 각막이 변해서가 아니라 눈이 뒤쪽으로 계속 길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안과에서 근시 진행을 이야기할 때에는 도수 변화와 함께 안축장 변화를 같이 봅니다.

안축장이 중요한 이유는 시력 때문만이 아닙니다. 눈이 길어지면 안쪽의 망막과 맥락막이 얇게 늘어나므로, 긴 눈은 망막 열공이나 망막박리, 근시성 황반 변화 같은 문제를 살펴볼 필요가 커집니다. 이런 위험은 각막을 깎아 안경 도수를 없앤 뒤에도 그대로 남습니다. 수술 뒤 맨눈 시력이 좋아져도 눈의 길이는 수술 전과 같다는 점을 기억해 두면, 정기 망막 검사를 왜 계속하라고 하는지 이해하기 쉽습니다.

검사 결과지에는 보통 “AL” 또는 “Axial Length”라는 항목으로 오른쪽·왼쪽 눈의 값이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적혀 나옵니다. 같은 장비로 같은 조건에서 잰 값을 시간 간격을 두고 비교해야 변화를 알 수 있고, 장비가 바뀌면 작은 차이는 측정 방식의 차이일 수 있습니다. 성인이 된 뒤에는
대체로 변화가 작아지지만 성인기에도 근시가 조금씩 진행하는 사람이 있으며, 바로 이 점이 아래 연구들이 출발한 질문이기도 합니다. 수술을 앞두고 있다면 지금 잰 안축장 값을 받아 두는 것만으로도 나중에 비교할 출발점이 생깁니다.

각막 수술이 바꾸는 것과 바꾸지 않는 것

라식, 라섹, 스마일 같은 시력교정술은 모두 각막의 모양을 바꿔 굴절력을 조절하는 수술입니다. 근시 교정이라면 각막 가운데를 조금 더 평평하게 만들어, 망막 앞에 맺히던 초점을 뒤로 옮겨 망막 위에 맞춥니다. 라식은 각막 절편을 만든 뒤 그 아래 조직을 레이저로 깎고, 라섹은 표면 상피를 벗긴 뒤 깎으며, 스마일은 각막 안에 얇은 렌즈 모양 조직(렌티큘)을 만들어 작은 절개로 꺼냅니다. 방법은 달라도 바뀌는 곳은 각막 하나이며, 각막 뒤의 수정체나 눈 뒤쪽 구조에는 손을 대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수술은 “긴 눈에 맞는 각막”을 새로 만들어 주는 것이지, 눈의 길이 자체를 되돌리는 것이 아닙니다. 수술받은 눈은 수술 전과 거의 같은 길이를 가진 채, 더 약한 굴절력의 각막으로 초점을 맞추게 됩니다. 그래서 수술 뒤에 눈이 조금이라도 더 길어지면 초점이 다시 망막 앞으로 이동해 근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거꾸로 수술 자체가 눈을 더 길어지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느냐가 아래 연구들이 살핀 질문입니다.

시력교정술은 근시 진행을 멈추는 치료가 아니며, 진행 중인 근시는 수술 시기를 정할 때 따로 확인합니다. 수술 전 검사에서 최근 몇 해 동안 안경 도수가 계속 바뀌었는지, 이전 기록과 비교해 안축장이 늘었는지를 묻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도수가 아직 움직이는 중이라면 수술로 맞춘 초점이 다시 어긋날 가능성을 함께 따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진행 속도가 빠른 시기에 수술하면 수술 직후 맨눈 시력이 좋더라도 시간이 지나며 다시 근시가 생기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각막에는 깎을 수 있는 양에 한계가 있다는 점도 눈 길이와 연결됩니다. 눈이 길어 근시가 높을수록 같은 초점을 맞추기 위해 더 많은 조직을 제거해야 하고, 남는 각막이 얇아질수록 수술 방식의 선택 폭이 좁아집니다. 이 때문에 고도근시에서는 각막 두께와 모양을 정밀하게 재는 검사 결과가 수술 가능 여부를 정하는 핵심 항목이 되고, 각막을 건드리지 않는 렌즈삽입술이 검토 대상에 오르기도 합니다.

아래 표는 수술 전후로 무엇이 달라지고 무엇이 남는지를 나눠 본 것입니다. 가운데 칸은 수술 뒤 결과지에서 실제로 바뀌어 나오는 값이고, 오른쪽 칸은 수술과 관계없이 계속 관리해야 하는 눈의 특성입니다. 특히 오른쪽 칸의 항목들은 맨눈 시력이 좋아진 뒤에 잊기 쉬운 부분이어서, 수술 상담 때부터 따로 기억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구분 시력교정술이 바꾸는 것 수술 뒤에도 그대로인 것
눈의 구조 각막 앞면의 곡률과 굴절력 안축장(눈의 앞뒤 길이)
검사 수치 안경 도수(구면대응치), 중심 각막 두께 망막·맥락막의 상태, 시신경 모양
생활 안경·렌즈 없이 보는 맨눈 시력 긴 눈이라는 특성, 망막 정기 검사의 필요성
앞으로의 변화 수술 직후 각막이 자리 잡는 회복 과정 성인기 근시 진행 경향, 나이에 따른 노안·백내장
시력교정술 뒤에도 눈은 길어질까 — 안축장과 근시 진행에 관한 연구 관련 그림 1
이해를 돕기 위해 연출한 생성이미지.

진행 중이던 근시 18~21세 100안 — 3년 추적

첫 번째 연구는 이탈리아에서 진행된 전향 연구입니다1. 연구진은 수술 전 한 해 동안 근시가 실제로 진행한 것이 확인된 젊은 성인 50명의 눈 100개를 모아 스마일 수술을 시행했습니다. 근시가 진행 중이면 수술을 미루는 경우가 많은데, 바로 그런 눈에서 수술 뒤 길이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본 점이 이 연구의 특징입니다. 측정은 수술 한 해 전, 수술 시점, 수술 뒤 반년·한 해·세 해에 이루어졌고, 안축장과 구면대응치, 각막 곡률, 중심 각막 두께를 함께 쟀습니다.

결과를 보면 안축장 중앙값은 수술 시점 26.05mm에서 한 해 뒤 26.14mm, 세 해 뒤 26.26mm로 기록됐습니다. 숫자만 보면 조금씩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통계로 따졌을 때 집단 전체로는 유의한 진행이 없었다고 연구진은 보고했습니다. 구면대응치는 수술 전 -6.00D에서 -0.25D로 바뀌어 근시가 대부분 교정된 상태가 유지됐고, 각막 곡률과 두께는 수술 초기에 변한 뒤 오랫동안 안정적이었습니다. 관찰 기간 동안 수술 중이나 수술 뒤에 중대한 합병증은 없었습니다.

각막 곡률과 두께가 초기 변화 뒤 안정적이었다는 점은, 이 연구에서 각막 쪽의 되돌아옴이 두드러지지 않았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수술 뒤 경과를 볼 때 각막 지표와 안축장을 함께 잰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어느 한쪽만 재면 도수가 움직였을 때 원인이 각막인지 눈 길이인지 가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두 종류의 측정을 나란히 둔 설계 덕분에 길이 변화만 따로 떼어 볼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쓰인 중앙값이라는 표현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중앙값은 모든 눈을 길이 순서로 세웠을 때 한가운데 있는 값으로, 유난히 많이 변한 눈 몇 개가 있어도 크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따라서 중앙값이 조금씩 움직였다는 것은 “한가운데쯤에 있는 눈의 길이가 조금 늘었다”는 정도의 정보일 뿐, 각각의 눈이 얼마나 변했는지나 일부 눈이 크게 길어졌는지는 개인별 결과를 따로 봐야 알 수 있습니다. 연구진이 개인별 변화가 제각각이었다고 덧붙인 것이 바로 이 부분을 보완하는 설명입니다.

다만 같은 연구에서 개인별 안축장 변화는 제각각이었습니다. 어떤 눈은 거의 변하지 않았고 어떤 눈은 조금 더 길어졌는데, 연구진은 이 변화가 젊은 성인에게서 볼 수 있는 생리적인 범위 안에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즉 “집단 평균으로는 유의한 진행이 없었다”와 “개인마다 길이 변화는 달랐다”가 함께 성립하는 결과입니다. 수술이 길이 변화를 멈췄다는 뜻이 아니라, 수술 뒤 세 해 동안 집단 전체로는 뚜렷한 길이 진행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쪽으로 읽는 것이 맞습니다.

이 결과를 내 경우에 옮길 때 주의할 점도 있습니다. 대상이 갓 성인이 된 사람들로 한정돼 있고 수술도 스마일 한 가지였습니다. 또 수술받은 눈의 경과를 따라간 연구이므로, 같은 기간 수술하지 않은 비슷한 눈이 얼마나 길어졌을지는 이 결과만으로 알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진행 중인 근시도 수술해도 된다”는 일반 원칙이 아니라, 진행 이력이 있는 눈의 수술 뒤 경과를 보여 준 자료 하나로 받아들이는 편이 정확합니다. 도수가 거의 교정된 상태로 유지됐다는 결과도 관찰 기간 안의 이야기이므로, 그 이후의 변화는 정기 검사로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한 눈은 라식, 한 눈은 렌즈 — 2.5년 비교

두 번째 연구는 일본에서 진행된 전향 무작위 대측안 임상시험입니다2. 대상은 21명 42안(남성 11명, 여성 10명)으로 평균 나이는 26세였습니다. 한 사람의 두 눈 가운데 한쪽은 무작위로 정해 웨이브프론트 맞춤 라식을 받고, 다른 쪽은 쓰던 소프트 콘택트렌즈를 계속 끼었습니다. 라식을 받은 눈의 수술 전 구면대응치는 -6.23D였고, 반년마다 검사하며 두 해 반 동안 따라갔습니다.

이 설계가 의미 있는 이유는 같은 사람의 두 눈을 비교하기 때문입니다. 근시 진행에는 유전, 나이, 가까운 곳을 보는 시간 같은 요인이 영향을 주는데, 한 사람의 두 눈은 이런 조건을 거의 똑같이 공유합니다. 그래서 두 눈의 길이 변화가 다르게 나온다면 그 차이를 수술 여부와 연결해 보기가 쉬워집니다. 어느 눈이 수술받을지를 무작위로 정했기 때문에, 원래 더 나쁜 눈만 수술했다는 식의 치우침도 줄였습니다.

이 연구에서 렌즈를 낀 눈은 사실상 “수술하지 않았다면 어땠을지”를 보여 주는 비교 기준 역할을 합니다. 성인이 된 뒤에도 근시가 조금씩 진행하는 사람이 있으므로, 수술한 눈의 길이가 늘었다는 사실만으로는 수술 때문인지 원래 진행하던 근시 때문인지 구분할 수 없습니다. 같은 사람의 다른 눈이 렌즈를 낀 채 비슷하게 길어졌다면, 그 증가는 수술보다 그 사람의 눈이 원래 가진 경향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결과는 수술 반년 뒤부터 두 해 반까지 안축장이 늘어난 정도가 라식 눈과 렌즈 눈 사이에 차이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연구진은 라식이 장기적으로 안축장 증가를 빠르게 하지 않았다고 결론지었습니다. 한편 수술 초기에는 라식 눈의 안축장이 각막이 얇아진 정도보다 더 많이 줄어, 실제로 눈이 짧아진 것처럼 보였다고 보고했습니다. 이 초기 변화는 바로 다음 섹션에서 따로 설명합니다.

보는 질도 함께 평가했습니다. 동공 지름 6mm를 기준으로 계산한 고위수차는 라식 눈에서 더 늘었지만, 참가자 대부분은 라식 눈으로 보는 질을 더 좋게 평가했습니다. 수차라는 측정값과 실제로 느끼는 보는 질이 항상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는 않는다는 점을 보여 주는 부분입니다. 다만 참가자가 많지 않고 한 나라에서 한 가지 라식 방식으로 진행된 연구라는 한계는 함께 기억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고위수차는 안경으로 교정되는 근시·난시보다 복잡한 초점의 흐트러짐을 말하며, 동공이 클수록 측정값이 커집니다. 이처럼 큰 동공을 기준으로 한 값은 어두운 곳에서 동공이 커진 상황에 가까워 밤 시야와 관련된 지표로 쓰입니다. 그런데도 참가자들이 라식 눈의 보는 질을 높게 평가한 것을 보면, 렌즈를 끼고 빼는 번거로움이나 렌즈가 마르고 밀리는 불편처럼 수차 측정에 잡히지 않는 요소도 실제 평가에 함께 반영된다고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수술 직후 안축장이 짧아 보이는 이유

수술 전후 검사 결과지를 나란히 놓고 보면, 수술 직후 안축장 값이 수술 전보다 작게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눈이 줄어들 리 없다고 생각하면 측정이 잘못된 것처럼 느껴지지만 여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안축장은 각막 앞면에서부터 재는 길이이므로, 근시 교정을 위해 각막 가운데 조직을 제거하면 그 두께만큼 측정 길이도 짧아집니다. 깎는 양이 많은 고도근시일수록 이 차이는 더 커집니다.

그런데 일본 대측안 연구에서는 수술 초기 라식 눈의 안축장이 각막이 얇아진 정도보다 더 많이 줄었습니다2. 각막 두께 감소만으로는 설명되지 않을 만큼 길이가 줄었다는 뜻이어서, 연구진은 이를 눈이 실제로 짧아진 변화로 해석했습니다. 왜 그런 변화가 생기는지는 이 연구 결과만으로 단정하기 어렵고, 그 이후 기간에는 두 눈의 길이 증가 정도가 같았다는 점이 더 중요한 결론입니다. 같은 사람의 한쪽 눈만 수술해 렌즈를 낀 반대쪽 눈이 비교 기준이 되었기 때문에, 수술 초기의 길이 변화를 더 분명하게 가늠할 수 있었다는 점도 이 설계의 장점입니다.

이 현상을 알아 두면 결과지를 읽을 때 생기는 오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첫째, 수술 직후 값이 작아졌다고 해서 근시가 “치료”된 것은 아닙니다. 둘째, 수술 뒤 길이 변화를 따질 때는 수술 직전 값이 아니라 수술 뒤 각막이 자리 잡은 시점의 값을 기준점으로 삼아야 변화량을 제대로 볼 수 있습니다. 같은 장비, 같은 측정 조건으로 잰 값끼리 비교해야 한다는 원칙도 이때 특히 중요해집니다.

결과지를 직접 볼 기회가 있다면 몇 가지를 확인해 보세요. 측정 날짜, 오른쪽과 왼쪽 표기, 측정 장비 종류가 같은지 먼저 살피고, 안축장 옆에 함께 적힌 각막 곡률 값도 수술 전후로 달라졌는지 봅니다. 각막 곡률이 크게 평평해졌는데 안축장도 조금 줄었다면, 앞에서 설명한 각막 조직 제거의 영향이 겹쳐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수술 직후 얼마 동안은 각막이 붓거나 상피가 다시 자리 잡는 과정이 이어져 측정값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수술 뒤 안축장을 앞으로의 기준값으로 남기려면 회복이 어느 정도 끝난 뒤에 재는 것이 좋고, 그 시점은 수술 방식과 회복 경과를 보고 의료진이 정합니다. 기준값을 언제 잴지 미리 정해 두면 몇 해 뒤 다시 근시가 생겼을 때 비교가 훨씬 명확해집니다.

수술 직후 값이 줄었다가 다시 조금씩 늘어나는 모습을 보고 “눈이 다시 길어지기 시작했다”고 걱정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각막이 회복하며 두께와 모양이 조금 달라지는 과정도 측정값에 반영될 수 있어, 짧은 기간의 작은 변화만으로 근시 진행을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여러 번 잰 값의 흐름과 도수 변화를 함께 봐야 의미 있는 변화인지 알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알아 둘 점은, 각막 수술 뒤에는 각막 앞면과 뒷면의 모양 관계가 달라지므로 나중에 백내장 수술처럼 눈 안에 인공수정체를 넣을 때 도수 계산이 수술받지 않은 눈과 다른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이때 수술 전 안축장과 각막 기록이 남아 있으면 계산에 참고가 됩니다. 수술 전 검사 결과지 사본을 받아 두라는 안내가 자주 나오는 이유이며, 안축장 값도 그 기록에 꼭 들어가야 할 항목입니다.

내 지역 안과에서 안축장 검사 알아보기 수술 전후 안축장은 같은 장비로 재야 비교가 쉽습니다. 눈가이드에서 지역별 안과를 찾고, 생체계측 검사가 가능한지 미리 문의해 보세요.

시력교정술 뒤에도 눈은 길어질까 — 안축장과 근시 진행에 관한 연구 관련 그림 2
이해를 돕기 위해 연출한 생성이미지.

주변부 초점은 어떻게 바뀌나 — 202명

세 번째 연구는 시야 가운데가 아니라 주변부의 초점을 살폈습니다3. 우리가 보통 재는 안경 도수는 시선 정면, 즉 망막 중심의 초점입니다. 그런데 근시 안경이나 렌즈로 중심 초점을 맞추면 망막 주변부에서는 초점이 망막 뒤쪽에 맺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원시성 주변부 디포커스라고 부릅니다. 근시 연구 분야에서는 이런 주변부 초점이 눈이 길어지는 신호와 관련 있을 수 있다는 가설이 오래 논의돼 왔습니다.

주변부 디포커스는 일반 시력검사에서는 재지 않는 항목입니다. 연구에서는 시선을 정면에서 일정 각도씩 옆으로 옮겨 가며 각 방향의 굴절값을 재고, 그 값을 중심 굴절값과 비교해 주변부 초점이 망막 앞에 맺히는지 뒤에 맺히는지를 계산합니다. 시력교정술 전 검사에서 이 값을 따로 재는 경우는 많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주변부 초점이 어떤 상태인지 모르는 것이 보통입니다.

중국 연구진은 펨토초 라식을 받은 사람들을 근시 정도에 따라 저도(-0.50~-3.00D), 중등도(-3.00~-6.00D), 고도(그보다 심한 근시) 세 군으로 나누고, 수술 전과 수술 석 달 뒤의 주변부 초점을 비교했습니다. 측정 범위는 시선 중심에서 20°~53° 바깥까지였습니다. 그 결과 세 군 모두에서 원시성 주변부 디포커스가 수술 전보다 줄었고, 근시가 심할수록, 그리고 중심에서 바깥쪽으로 갈수록 줄어든 정도가 컸습니다.

근시가 높아 각막을 깎는 두께가 클수록 디포커스 감소도 컸다는 결과도 함께 나왔습니다. 근시 교정은 각막 가운데를 평평하게 만들면서 가장자리와의 모양 차이를 키우므로, 깎는 양이 많을수록 망막 주변부로 들어오는 빛의 초점 위치도 크게 달라진다는 해석과 어울리는 결과입니다. 같은 라식이라도 교정량에 따라 주변부 초점 변화가 다르다는 점은, 근시 정도가 다른 사람끼리 수술 뒤 경험을 그대로 비교하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조심해야 할 해석이 있습니다. 주변부 디포커스가 줄었다는 것은 수술 석 달 뒤의 광학적 상태를 잰 결과일 뿐, 그 뒤로 근시 진행이 늦어졌다는 것을 보여 준 연구가 아닙니다. 이 연구는 안축장 변화를 장기간 추적한 연구가 아니어서, 디포커스 감소가 실제 눈 길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라식이 근시 진행을 늦춘다”는 식의 이야기를 듣는다면, 광학 측정과 진행 억제의 증거는 서로 다른 것이라는 점을 떠올리는 것이 좋습니다.

이 변화가 실제 생활에서 어떤 차이로 느껴지는지도 이 연구가 답한 질문은 아닙니다. 주변부 초점은 시야 가장자리의 선명도와 관련된 값이지만, 우리는 대부분 시선 중심으로 사물을 보기 때문에 일상에서 그 차이를 의식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주변부의 광학 상태가 각막 모양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은, 수술 뒤 야간 시야나 보는 질을 이야기할 때 함께 떠올릴 만한 배경 지식입니다.

눈이 길수록 생기는 수차 — 고도근시 202안

네 번째 연구는 안축장 길이에 따라 수술 결과가 달라지는지를 본 연구입니다4. 중국 단일 기관에서 스마일 수술을 받은 고도근시 113명의 눈을 안축장 길이로 세 군으로 나눴는데, 26mm 미만 62안, 26~27mm 88안, 27mm 이상 52안이었습니다. 같은 고도근시라도 눈의 길이는 상당히 다를 수 있고, 그 길이가 수술 뒤 보는 질과 관련이 있는지를 확인하려는 설계입니다.

이렇게 군을 나눈 방식에서 얻을 수 있는 시사점도 있습니다. 같은 고도근시 수술 대상 안에서도 눈 길이로 다시 나눠 보니 결과의 한 측면, 즉 수차에서 차이가 드러났습니다. 근시 도수만으로 수술 결과를 설명하던 방식에 눈 길이라는 정보를 더하면, 수술 뒤 보는 질에 관한 설명을 사람마다 조금 더 맞춰서 할 수 있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수술 한 해 뒤의 안전성, 효능, 안정성은 세 군 사이에 차이가 없었습니다. 안전성은 수술 뒤 안경을 꼈을 때의 최대 교정시력이 떨어지지 않았는지, 효능은 맨눈 시력이 얼마나 좋아졌는지, 안정성은 도수가 시간에 따라 얼마나 유지되는지를 보는 지표입니다. 즉 눈이 길다는 이유만으로 이 세 가지 기본 성적이 나빠지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이는 이 기관에서 수술 대상으로 선정된 눈들의 결과이므로, 긴 눈이라면 누구나 같은 결과를 얻는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차이가 드러난 곳은 수차였습니다. 수술 뒤 구면수차와 가로·세로 방향의 코마가 수술 전보다 늘었고, 이 수차들은 안축장과 양의 상관을 보여 눈이 길수록 수차가 큰 경향이 있었습니다. 구면수차는 동공 가장자리로 들어온 빛과 가운데로 들어온 빛의 초점이 서로 다른 현상으로, 동공이 커지는 밤에 빛 번짐이나 대비 저하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코마는 초점이 한쪽으로 치우쳐 점 광원이 꼬리를 단 것처럼 보이는 수차로, 교정 영역의 중심이 시선 축과 조금 어긋날 때 커질 수 있습니다.

긴 눈에서 수차가 더 늘어난 이유는 이 연구만으로 결론 내리기 어렵습니다. 눈이 길면 같은 고도근시 안에서도 교정량이 많거나 각막 모양 변화가 큰 경우가 섞여 있을 수 있고, 눈 자체의 광학 구조가 다를 가능성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수술 전 검사에서 수차를 재 두고 수술 뒤에 다시 비교하면, 자신의 눈에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결과는 일본 연구에서 6mm 동공 고위수차가 라식 눈에서 더 늘었던 것과 함께, 수술 뒤 수차가 늘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주는 자료로 나란히 볼 만합니다. 고도근시이면서 눈이 긴 사람이라면 수술 상담에서 야간 운전이 잦은지, 밤에 빛 번짐이 얼마나 신경 쓰이는 일인지를 미리 이야기해 두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수차가 늘었다는 측정값이 곧 불편을 뜻하지는 않지만, 자신의 생활에서 어떤 상황이 중요한지를 알려 주면 의료진이 검사 결과를 해석하고 수술 방식을 설명할 때 참고가 됩니다.

시력교정술 뒤에도 눈은 길어질까 — 안축장과 근시 진행에 관한 연구 관련 그림 3
이해를 돕기 위해 연출한 생성이미지.

수술 뒤 근시가 다시 생겼다면 — 길이와 각막 구분

수술 뒤 몇 해가 지나 먼 곳이 다시 흐릿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원인은 크게 세 갈래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눈이 더 길어져 초점이 다시 망막 앞으로 간 경우, 또 하나는 각막 표면의 상피가 다시 두꺼워지거나 각막 모양이 변해 굴절력이 돌아온 경우, 마지막은 수정체 변화처럼 각막과 눈 길이 바깥의 원인입니다. 원인에 따라 다음 단계가 달라지므로, 도수만 다시 재고 끝내기보다 원인을 구분하는 검사가 필요합니다.

생활 속에서 알아챌 수 있는 단서도 있습니다. 수술 뒤 한동안 잘 보이다가 몇 해에 걸쳐 서서히 먼 글씨가 흐려졌다면 길이나 상피 변화를 먼저 떠올리게 되고, 짧은 기간에 한쪽 눈만 빠르게 흐려지거나 사물이 일그러져 보인다면 각막 확장증이나 다른 질환을 서둘러 확인해야 합니다. 밝은 곳에서는 괜찮은데 어두운 곳에서만 흐린 경우는 도수 변화보다 수차나 동공 크기의 영향일 수도 있습니다.

길이 변화인지 확인하려면 수술 전 또는 수술 뒤 안정 시점의 안축장 기록과 현재 값을 비교합니다. 앞의 연구들에서 보듯 성인기에도 길이는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게 변할 수 있으므로, 비교할 기준값이 있으면 판단이 훨씬 쉬워집니다. 같은 장비와 측정 방식으로 잰 값끼리 비교했을 때 길이가 늘어 있다면, 근시가 다시 생긴 이유를 각막보다 눈 길이 쪽에서 먼저 찾게 됩니다. 기준값이 없다면 그때부터라도 같은 장비로 일정 간격을 두고 재어 변화 추세를 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각막 쪽 변화를 보려면 각막 지형도와 각막 두께, 상피 두께 지도를 수술 직후 기록과 비교합니다. 깎인 부위를 메우듯 상피가 다시 두꺼워지면 각막 앞면 곡률이 조금 가팔라져 근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드물지만 각막이 얇아지며 앞으로 돌출하는 각막 확장증은 각막 모양이 비대칭으로 변하는 소견으로 나타나므로 이 단계에서 반드시 감별합니다. 나이가 들며 수정체가 단단해지는 변화도 도수를 근시 쪽으로 옮길 수 있어 함께 살펴봅니다.

원인이 구분되면 선택지도 달라집니다. 각막 두께가 충분하고 도수가 안정됐다면 추가 교정을 검토 대상으로 올릴 수 있고, 각막이 얇거나 길이가 계속 변하는 중이라면 안경이나 렌즈로 지내며 경과를 보는 쪽이 먼저일 수 있습니다. 어느 경우든 이전 수술 기록(교정 도수, 깎은 두께, 남은 각막 두께)이 있으면 검사와 판단이 빨라집니다. 수술받은 곳이 아닌 다른 안과에서 진료받을 때도 이 기록을 가져가면 처음부터 다시 추정할 필요가 줄어듭니다.

검사 결과를 들을 때는 세 가지를 순서대로 물어보면 정리가 쉽습니다. 지금 근시 도수가 얼마나 생겼는지, 그 도수가 안축장 증가로 설명되는지, 각막 지형과 두께에는 변화가 있는지입니다. 이렇게 나눠 들으면 “근시가 다시 생겼다”는 한 문장 뒤에 있는 원인을 스스로도 이해할 수 있고, 추가 교정과 경과 관찰 가운데 어느 쪽 이야기가 나오는지도 납득하기 쉬워집니다.

상담에서 물을 질문

수술 상담은 짧게 끝나는 경우가 많으므로, 눈 길이와 관련해 물을 질문을 미리 적어 가는 것이 좋습니다. 가장 먼저 “제 안축장은 오른쪽과 왼쪽이 각각 얼마인가요, 비슷한 도수의 근시인 사람과 비교해 긴 편인가요?”라고 물어보세요. 자신의 눈이 어느 정도 길이인지를 알면, 앞에서 본 수차 연구처럼 길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을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결과지 사본을 미리 받아 두었다면 값을 직접 짚으며 물어볼 수도 있습니다.

두 번째는 진행 여부에 관한 질문입니다. “최근 몇 해 사이 제 도수와 안축장이 변했는지 판단할 기록이 있나요, 없다면 어떻게 확인하나요?”라고 묻습니다. 예전 안경 처방전이나 렌즈 구입 기록, 다른 안과에서 받은 검사 결과가 있다면 챙겨 가면 좋습니다. 기록이 없을 때는 일정 기간을 두고 다시 측정해 변화를 보자는 답이 나올 수 있고, 이는 수술 시기를 정하는 데 실제로 쓰이는 정보입니다.

세 번째는 보는 질에 관한 질문입니다. “제 도수와 눈 길이에서 수술 뒤 구면수차나 코마가 늘어날 가능성은 어느 정도이고, 야간 빛 번짐은 어떻게 예상하시나요?”, “교정 영역 크기는 어두운 곳에서의 제 동공 크기와 비교해 어떤가요?” 같은 질문입니다. 앞의 연구들은 수차가 늘어도 보는 질을 좋게 평가하는 사람이 많다는 결과와, 눈이 길수록 수술 뒤 수차가 큰 경향이 있었다는 결과를 함께 보여 줍니다. 두 가지 설명을 모두 듣고 판단하는 것이 균형 잡힌 상담입니다.

수술 방식 자체에 관한 질문도 준비해 두면 좋습니다. “제 각막 두께와 도수라면 라식, 라섹, 스마일 가운데 어떤 방식이 검토 대상이고, 각각 남는 각막 두께는 어느 정도로 예상되나요?”처럼 묻는 것입니다. 여기서 다룬 연구들은 수술 방식이 서로 달랐으므로, 특정 방식이 눈 길이 변화에 더 유리하다는 근거로 쓰기는 어렵습니다. 방식을 고르는 기준은 눈 길이보다 각막 상태와 생활 습관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염두에 두세요.

마지막은 수술 뒤 관리에 관한 질문입니다. “수술 뒤 안축장은 언제 다시 재고, 그 값을 기준점으로 기록해 주실 수 있나요?”, “긴 눈이라 망막 검사는 어느 간격으로 받으면 좋을까요?”, “수술 전 검사 결과지 사본을 받을 수 있나요?”를 물어 두면, 몇 해 뒤 근시가 다시 생기거나 다른 안과 질환이 생겼을 때 비교할 자료가 남습니다. 답을 들은 내용은 휴대전화 메모에 날짜와 함께 적어 두면 나중에 찾기 쉽습니다.

질문할 때는 “괜찮을까요?”처럼 넓게 묻기보다 검사 이름이나 값을 넣어 묻는 편이 답을 듣기 쉽습니다. 예를 들어 “제 안축장 값에서 망막 주변부 검사가 따로 필요한가요?”, “각막 지형도에서 비대칭 소견은 없었나요?”처럼 묻는다면 의료진도 해당 검사 결과를 짚어 설명하기가 수월합니다. 들은 답 가운데 이해하지 못한 용어가 있다면 그 자리에서 다시 물어보는 것도 상담 시간을 알차게 쓰는 방법입니다.

정리와 체크리스트

네 편의 연구를 묶어 보면 이렇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진행 이력이 있는 젊은 성인의 눈을 세 해 동안 본 이탈리아 연구에서는 집단 전체로 유의한 안축장 진행이 없었지만 개인별 변화는 제각각이었습니다1. 한 눈은 라식, 한 눈은 렌즈로 비교한 일본 연구에서는 길이가 늘어난 정도가 두 눈 사이에 다르지 않았습니다2. 즉 수술 뒤 길이 변화는 렌즈를 계속 낀 눈과 비슷하거나 작은 수준이었고, 수술이 길이 증가를 부추긴다는 결과는 이 연구들에서 보이지 않았습니다.

동시에 이 결과들이 수술이 길이 변화를 멈춘다는 근거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주변부 디포커스가 줄었다는 중국 연구는 석 달 뒤의 광학 측정이었고3, 눈이 길수록 수술 뒤 수차가 큰 경향을 보인 연구는 길이가 기본 수술 성적보다 보는 질 쪽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 줬습니다4. 눈 길이는 수술로 바뀌지 않는 특성이므로, 수술 뒤에도 망막 건강과 도수 변화를 꾸준히 확인하는 것이 긴 눈을 가진 사람의 기본 관리입니다.

실제로 수술을 고민하는 분이라면 이렇게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수술은 지금의 도수를 각막으로 옮겨 맞추는 일이고, 그 뒤 눈 길이가 어떻게 변할지는 수술보다 그 사람의 눈이 원래 가진 경향에 달려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니 수술 전에는 진행 여부를 확인하고, 수술 뒤에는 기준값을 남겨 두며, 긴 눈이라면 망막 검사를 계속 이어 가는 것이 연구 결과를 생활로 옮기는 방법입니다.

연구의 한계도 함께 정리해 둡니다. 네 편 모두 참가자 수가 아주 많지는 않고, 관찰 기간도 석 달에서 세 해 사이여서 수십 년에 걸친 변화를 보여 주지는 않습니다. 한 연구는 무작위 대측안 설계였지만 나머지는 수술받은 눈을 따라간 관찰 연구여서, 수술 방식끼리 우열을 가리는 근거로 쓰기는 어렵습니다. 더 긴 기간, 더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나오면 지금의 해석이 보완될 수 있습니다.

아래 체크리스트는 수술 전 상담과 수술 뒤 관리에서 눈 길이와 관련해 챙길 항목을 모은 것입니다. 이미 수술을 받은 분이라면 수술 전 결과지와 수술 기록을 가지고 있는지부터 확인하고, 없다면 수술받은 안과에 사본을 요청할 수 있는지 문의해 보세요. 수술을 앞둔 분이라면 상담 전에 목록을 한 번 훑어보고 빠진 항목을 질문 목록에 더해 두면 됩니다.

  • 내 안축장 값(오른쪽·왼쪽)을 알고 있다.
  • 최근 몇 해 동안 도수나 안축장이 변했는지 확인할 기록을 챙겼다.
  • 수술 직후 안축장 값이 작게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이해했다.
  • 수술 뒤 각막이 자리 잡은 시점의 안축장을 기준점으로 남겨 두기로 했다.
  • 야간 운전, 빛 번짐처럼 수차와 관련된 생활 조건을 상담에서 이야기했다.
  • 긴 눈이라면 각막 수술과 별개로 망막 검사를 계속 받기로 했다.
  • 수술 뒤 근시가 다시 생기면 길이·각막·수정체 중 어디에서 온 변화인지 구분하는 검사를 받는다.

수술 여부와 관계없이 눈앞에 날파리 같은 것이 갑자기 많이 떠다니거나, 번쩍이는 빛이 보이거나, 시야 한쪽이 커튼처럼 가려지면 망막 열공이나 망막박리의 신호일 수 있어 당일 안과 진료가 필요합니다. 긴 눈은 이런 망막 문제를 더 주의해서 살펴야 하는 눈입니다. 시력교정술 뒤 눈 통증이 심해지거나 충혈과 눈곱이 늘면서 시력이 갑자기 떨어지면 감염이나 염증일 수 있으므로 예정된 검진 날짜를 기다리지 말고 바로 수술받은 안과에 연락하세요. 한쪽 눈만 갑자기 흐려지거나 사물이 휘어 보일 때도 미루지 말고 진료를 받으세요.

안축장·망막 검사 가능한 안과 찾기 눈가이드는 전국 안과 검색·눈건강 정보 포털입니다. 수술 전 상담이나 수술 뒤 정기 검사를 받을 안과를 지역별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근거 자료

  1. Mastropasqua L, et al. Sci Rep 2026 — 근시 진행이 확인된 젊은 성인 50명 100안의 스마일 뒤 안축장 3년 추적(이탈리아)
  2. Hieda O, et al. Ophthalmol Sci 2026;6(1):100956 — 한 눈 라식·한 눈 소프트렌즈 무작위 대측안 시험 21명 42안, 2.5년 추적(일본)
  3. Li Y, et al. Eye (Lond) 2026;40(3):341-347 — 펨토초 라식 202명의 근시 정도별 주변부 디포커스 변화, 3개월(중국)
  4. Li M, et al. Photodiagnosis Photodyn Ther 2025;52:104497 — 고도근시 스마일 113명 202안의 안축장 길이별 1년 결과와 수차(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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