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을 보다가, 혹은 휴대전화 사진을 확대해 보다가 한쪽 동공이 더 커 보여 놀라는 분이 적지 않습니다. 두 동공의 크기가 다른 상태를 동공부동이라고 하는데, 건강한 사람에게서도 흔히 관찰되고 조명에 따라 나타났다 사라지기도 합니다. 반면 드물게는 신경이나 혈관 문제를 알리는 첫 신호가 되기도 해서, 어떤 경우에 지켜봐도 되고 어떤 경우에 서둘러야 하는지를 가르는 기준이 필요합니다. 이 글은 인도·미국·스위스에서 나온 측정 연구와 리뷰, 응급실 증례 보고를 바탕으로 그 기준을 정리합니다.
먼저 기억할 한 문장 두 동공 크기가 조금 다른 것은 건강한 사람에게도 흔하지만, 새로 생겼거나 눈꺼풀 처짐·복시·두통·시력 저하가 함께 있으면 신경 쪽 원인을 확인해야 하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법
이 글이 기대는 자료는 성격이 서로 다른 다섯 편입니다. 첫째는 동공부동의 원인과 진단 순서를 정리한 2016년 리뷰로, 동공부동은 거의 모든 안과에서 매일 마주치는 소견이며 대부분은 양성이지만 생명을 위협하는 병을 알리는 하나뿐인 신호일 수도 있다고 설명합니다1. 둘째와 셋째는 눈이 건강한 사람들을 모아 두 동공의 크기를 실제로 잰 연구로, 인도 연구는 고정 카메라 사진을2, 미국 연구는 적외선 동공계를3 썼습니다. 넷째는 동공부동 때문에 신경안과로 의뢰된 스위스 성인을 대상으로 동공계 검사를 약물 검사와 비교한 연구이고4, 다섯째는 응급실 의사의 관점에서 동공부동의 원인을 정리한 증례 보고입니다5.
건강한 사람을 잰 연구와 의뢰된 환자를 잰 연구는 읽는 방법이 다릅니다. 건강한 사람을 잰 연구는 ‘병이 없어도 이 정도 차이는 흔하다’는 기준선을 보여 주지만, 그 결과가 증상이 있는 사람에게 그대로 들어맞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반대로 의뢰된 환자 연구는 이미 의심 소견이 있어 병원을 찾은 사람들의 결과라, 일상에서 우연히 동공 차이를 발견한 사람의 위험도를 그대로 알려 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글은 각 숫자 옆에 누구를, 어떤 방법으로, 어떤 조명에서 쟀는지를 함께 적어 두었습니다.
두 측정 연구는 모두 양쪽 동공 지름의 차이가 0.4mm 이상일 때를 동공부동으로 정의했습니다. 이 선은 연구를 위해 정한 기준이며, 그보다 작은 차이는 무조건 괜찮고 그보다 큰 차이는 곧 병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글 중간에 나오는 민감도는 실제로 동공부동이 있는 사람을 검사가 얼마나 놓치지 않고 잡아내는지, 특이도는 동공부동이 없는 사람을 얼마나 정확히 ‘없다’고 판정하는지를 나타내는 값입니다. 두 값 모두 1에 가까울수록 좋지만 한쪽을 높이면 다른 쪽이 낮아지는 경우가 많아, 검사를 어디에 쓰느냐에 따라 어느 값을 더 중시할지가 달라집니다.
숫자를 읽을 때 단위도 함께 보면 좋습니다. 동공 지름은 밀리미터 단위로 재는데, 두 연구가 기준으로 삼은 차이는 자로 재기 어려울 만큼 작은 값이어서 사진이나 동공계 같은 도구가 필요합니다. 또 동공은 밝기, 나이, 피로, 감정 상태에 따라 수시로 크기가 바뀌므로, 한 번 잰 값은 그 순간을 찍은 기록일 뿐 그 사람의 고정된 특성이 아닙니다. 같은 사람이라도 조건이 바뀌면 동공부동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은 뒤의 미국 연구 결과를 읽을 때 특히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글은 동공 크기만으로 원인을 판정하는 방법을 알려 주는 글이 아닙니다. 동공부동의 의미는 함께 나타난 증상, 생긴 시점, 최근에 쓴 약에 따라 크게 달라지므로, 뒤쪽 섹션에서는 숫자보다 ‘어떤 증상과 함께 왔는가’를 중심으로 위험 신호를 정리했습니다. 이미 눈꺼풀 처짐이나 겹쳐 보임, 심한 두통이 함께 있다면 이 글을 끝까지 읽기보다 먼저 진료를 받는 편이 맞습니다. 반대로 오래전부터 있던 차이를 우연히 알아챈 경우라면, 아래 연구들이 보여 주는 건강한 사람의 동공 차이를 먼저 읽어 보는 것이 걱정을 덜어 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동공은 왜 커지고 작아지나 — 두 갈래 신경
동공은 홍채 가운데 뚫린 구멍으로, 카메라의 조리개처럼 눈에 들어오는 빛의 양을 조절합니다. 홍채 안에는 동공을 고리 모양으로 조이는 근육과 바퀴살처럼 바깥으로 당겨 넓히는 근육이 함께 있고, 두 근육은 서로 다른 신경의 지시를 받습니다. 동공을 조이는 근육은 부교감신경이, 넓히는 근육은 교감신경이 맡습니다. 그래서 동공 크기는 두 신경이 얼마나 세게 당기느냐의 균형으로 정해지고, 어느 한쪽 길에 문제가 생기면 그쪽 눈의 동공만 크거나 작아지는 동공부동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부교감신경 길은 뇌간에서 출발해 제3뇌신경(눈돌림신경)을 따라 눈까지 갑니다. 이 신경은 동공을 조이는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눈을 위·아래·안쪽으로 움직이는 근육과 위 눈꺼풀을 들어 올리는 근육도 함께 움직입니다. 따라서 이 신경이 눌리거나 다치면 동공이 커지는 동시에 눈꺼풀이 처지고 두 눈의 방향이 어긋나 물체가 둘로 보이는 증상이 함께 올 수 있습니다. 큰 동공이 복시나 눈꺼풀 처짐과 짝지어 나타날 때 서둘러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으며, 이 내용은 뒤의 큰 동공 항목에서 다시 다룹니다.
교감신경 길은 훨씬 멀리 돌아갑니다. 뇌의 시상하부에서 시작해 척수를 따라 가슴 높이까지 내려간 뒤, 폐의 윗부분 근처를 지나 다시 목의 큰 혈관(경동맥)을 따라 올라와 눈에 닿습니다. 이 길은 동공을 넓히는 근육 외에 위 눈꺼풀을 살짝 들어 주는 작은 근육과 얼굴 땀샘에도 가지를 보냅니다. 그래서 교감신경 길이 어디선가 끊기면 동공이 작아지고 눈꺼풀이 조금 처지며, 경우에 따라 같은 쪽 얼굴에 땀이 덜 나는 조합이 생기는데, 이를 호너 증후군이라고 부릅니다.
동공의 기본 크기는 나이에 따라서도 달라집니다. 어린이와 젊은 성인은 동공이 비교적 크고, 나이가 들수록 동공을 넓히는 힘이 약해져 어두운 곳에서도 동공이 덜 커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변화는 두 눈에 비슷하게 일어나므로 그 자체로 동공부동을 만들지는 않습니다. 반면 홍채를 다친 적이 있거나 눈 수술·염증을 겪은 눈은 홍채 근육이나 조직이 변해 동공 모양과 크기가 달라질 수 있는데, 이때는 신경이 아니라 홍채 쪽에 원인이 있습니다.
건강한 눈에서는 한쪽 눈에만 빛을 비춰도 두 동공이 함께 작아집니다. 빛 정보가 뇌에서 양쪽으로 나뉘어 전달되기 때문인데, 그래서 한쪽 눈의 시신경이나 망막에 병이 있어도 두 동공의 크기 자체는 대개 비슷하게 유지됩니다. 즉 시력이 떨어진 눈이라고 해서 그 눈의 동공이 저절로 커지는 것은 아니며, 동공부동은 주로 동공을 움직이는 근육과 그 근육으로 가는 신경 쪽 문제를 가리킵니다. 가까운 곳을 볼 때 동공이 작아지는 반응, 놀라거나 긴장했을 때 동공이 커지는 반응도 같은 두 갈래 신경이 만들어 냅니다.
건강한 사람에게도 흔하다 — 708명 중 13.7%
인도에서 나온 이 연구는 눈이나 신경 질환이 없는 20~69세 자원자 708명을 모아 두 동공의 크기를 비교했고, 참가자 가운데 남성은 51%였습니다2. 연구진은 같은 조명 아래에서 먼저 맨눈으로 동공을 진찰하고, 이어 고정된 카메라로 찍은 사진에서 동공 지름을 측정했습니다. 사진에서 두 동공의 차이가 기준선 이상이면 동공부동으로 분류했고, 참가자 전체의 평균 동공 지름은 4.99mm였습니다. 같은 사람을 두 가지 방법으로 차례로 봤기 때문에, 이 연구는 동공부동이 얼마나 흔한지와 맨눈 진찰이 얼마나 정확한지를 한꺼번에 보여 줍니다.
사진 측정에서 동공부동으로 분류된 사람은 97명, 전체의 13.7%였습니다. 눈과 신경에 병이 없는 사람만 모았는데도 적지 않은 사람에게서 기준을 넘는 차이가 확인됐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병 없이 나타나는 동공 차이를 흔히 생리적 동공부동 또는 단순 동공부동이라고 부르며, 두 동공이 빛에 정상적으로 반응하고 눈꺼풀이나 눈 움직임에 다른 이상이 없다는 점이 특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거울 속에서 차이를 발견했다는 사실만으로 곧 병을 뜻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보여 주는 결과입니다.
평균 동공 지름과 견주어 보면, 연구가 기준으로 삼은 차이는 동공 크기에 비해 아주 작은 편입니다. 그만큼 맨눈으로는 구별하기 어려운 차이까지 사진이 잡아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반대로 말하면, 거울로 봐도 누구나 알아챌 만큼 뚜렷한 차이는 이 연구에서 분류된 경계선 수준의 차이보다 큰 경우일 수 있습니다. 차이의 크기를 정확히 아는 것은 진료실의 측정 장비로만 가능하므로, 집에서는 차이가 눈에 띄는지와 언제 눈에 띄는지 정도만 기록해 두는 편이 낫습니다.
다만 이 숫자를 읽을 때 몇 가지를 함께 기억해야 합니다. 이 연구는 한 가지 조명 조건에서 찍은 사진으로 판정했기 때문에, 더 어두운 곳이나 더 밝은 곳에서 쟀다면 비율이 달라졌을 수 있습니다. 또 자원자로 모인 인도 성인을 대상으로 했으므로 나이 분포나 홍채 색이 다른 집단에서도 같은 비율이 나온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기준선을 어디에 두느냐도 연구진의 선택이어서, 기준을 바꾸면 비율 역시 함께 움직인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이 연구의 또 다른 결과인 맨눈 진찰과 사진 측정의 일치도는 뒤의 ‘눈으로 보는 판단의 한계’ 항목에서 따로 살펴봅니다. 여기서 기억할 점은 건강한 사람에게서도 측정 기준을 넘는 동공 차이가 드물지 않다는 사실 하나입니다. 그래서 동공 차이를 발견했을 때 먼저 물어야 할 질문은 ‘차이가 있는가’보다 ‘언제부터 있었는가, 다른 증상이 함께 있는가’입니다. 예전부터 있던 차이라면 오래된 사진에서도 보일 가능성이 높고, 최근 새로 생긴 차이라면 그 시점 전후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진료에서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조명에 따라 달라지는 차이 — 126명 측정
미국 연구는 눈이 건강한 126명(평균 30.5세)을 대상으로, 사진 대신 적외선 동공계로 두 동공의 지름을 쟀습니다3. 적외선 동공계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적외선으로 동공을 촬영하기 때문에, 어두운 곳에서도 측정용 빛 때문에 동공이 작아지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동공부동의 기준은 인도 연구와 같은 값으로 잡았습니다. 먼저 밝은 조명에서 잰 결과, 동공부동으로 분류된 사람은 30명, 23.8%였습니다.
이 가운데 51명은 어두운 조건 세 가지에서 추가로 측정을 받았습니다. 빛이 전혀 없는 완전 암소에서는 43.1%, 해 질 무렵처럼 희미한 약한 박명에서도 43.1%, 그보다 조금 밝은 강한 박명에서는 47.1%가 동공부동 기준을 넘었습니다. 밝은 곳보다 어두운 쪽 조건에서 비율이 더 높게 나왔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다만 어두운 조건의 비율은 전체 참가자 가운데 일부만 추가로 잰 결과이므로, 밝은 조명의 비율과 단순히 맞대어 ‘어두우면 그만큼 늘어난다’고 읽어서는 안 됩니다.
세 가지 어두운 조건은 생활 장면에 견주어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완전 암소는 불을 모두 끈 침실, 약한 박명은 가로등이 드문 밤길이나 상영 중인 영화관, 강한 박명은 해가 진 직후의 거리나 조명을 낮춘 식당 정도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 연구에서 어두운 쪽 조건의 비율이 더 높게 나온 만큼, 이런 환경에서 찍은 사진에서 동공 차이를 처음 발견하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연구가 그 이유까지 밝힌 것은 아니지만, 같은 사람이 낮에 찍은 사진에서는 차이가 보이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은 이 결과와 맞닿아 있습니다.
더 흥미로운 결과는 사람 단위로 조명 조건을 모두 따져 본 대목입니다. 적어도 한 가지 조명에서 동공부동으로 분류된 비율은 약 73%에 이르렀지만, 모든 조명에서 빠짐없이 동공부동이었던 비율은 약 8%에 그쳤습니다. 기준을 0.6mm 이상으로 올리자 모든 조명에서 동공부동인 건강한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건강한 사람의 동공 차이는 조명에 따라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는 경우가 많고, 모든 조건에서 일정하게 큰 차이가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었다는 뜻입니다.
저자들은 이 결과를 바탕으로, 어떤 동공 차이가 생리적인 것인지 판단하려면 한 가지 조명이 아니라 모든 조명에서 차이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거짓 양성을 줄일 수 있다고 정리했습니다. 거짓 양성이란 실제로는 문제가 없는데 검사상 이상으로 분류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진료실에서 의사가 불을 켰다 껐다 하며 동공을 여러 번 보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이 연구 역시 평균 나이가 비교적 젊은 미국 참가자의 결과이고 대상 수가 많지 않아, 나이가 많은 사람이나 다른 집단에서 같은 비율이 나오는지는 따로 확인이 필요합니다.
눈으로 보는 판단의 한계 — 민감도 0.46
인도 연구는 사진 측정에 앞서 의사가 맨눈으로 동공을 보고 동공부동 여부를 먼저 판단하게 했습니다2. 맨눈 진찰에서도 97명이 동공부동으로 판단됐는데, 숫자만 보면 사진 측정 결과와 같아 보입니다. 그러나 두 방법이 같은 사람을 짚었는지 대조해 보니, 사진에서도 동공부동이었던 사람은 45명뿐이었습니다. 나머지는 맨눈으로는 차이가 있다고 봤지만 사진에서는 기준에 못 미쳤거나, 반대로 사진에서는 차이가 있었는데 맨눈으로는 놓친 경우였습니다.
이를 검사 지표로 바꾸면 맨눈 진찰의 민감도는 0.46, 특이도는 0.91이었습니다. 이 민감도는 사진으로 확인된 동공부동 가운데 절반에 못 미치는 경우만 맨눈으로 잡아냈다는 뜻입니다. 반면 특이도가 높다는 것은, 사진상 동공부동이 없는 사람을 맨눈으로도 대체로 ‘없다’고 맞게 판정했다는 뜻입니다. 저자들은 맨눈 진찰이 초기 동공부동을 잡아내는 민감도가 낮다고 결론지었고, 이는 작은 동공 차이를 사람의 눈만으로 가려내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사람의 눈은 두 대상을 나란히 놓고 볼 때보다 따로따로 볼 때 작은 크기 차이를 구별하기 어렵습니다. 진찰자는 대개 두 눈을 번갈아 보거나 가운데에서 한꺼번에 보는데, 그 사이에도 동공은 미세하게 흔들리듯 커졌다 작아졌다 해서 순간마다 크기가 조금씩 달라집니다. 그래서 진료실에서는 맨눈 인상에 더해 사진이나 동공계로 같은 순간의 두 눈을 동시에 기록하는 방법을 함께 씁니다. 동시에 기록해야 순간적인 흔들림의 영향을 줄이고 두 눈을 같은 조건에서 견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결과는 의사의 눈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차이가 작으면 진찰자도 놓치거나 잘못 볼 수 있다는 것이므로, 집에서 거울로 동공을 비교할 때는 더 조심해서 해석해야 합니다. 거울 앞에서는 조명이 한쪽에서 비치거나, 고개가 약간 돌아가 있거나, 한쪽 눈에 그림자가 지는 것만으로도 동공이 달라 보일 수 있습니다. 홍채 색이 짙은 사람은 동공과 홍채의 경계가 잘 보이지 않아 차이를 읽기가 더 어렵고, 반대로 한쪽 눈에만 빛이 반사되면 실제보다 차이가 커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집에서 기록을 남겨 두는 것은 진료에 도움이 됩니다. 정면에서 고르게 비치는 조명 아래 카메라를 눈높이에 두고 먼 곳을 보는 상태로 찍으면 비교가 쉬워지고, 같은 장소에서 방 불을 조금 어둡게 한 사진을 한 장 더 남기면 조명에 따른 변화를 의사가 볼 수 있습니다. 플래시는 빛 반사나 눈이 붉게 찍히는 현상으로 동공 경계를 가리거나 연달아 찍을 때 동공을 작아지게 할 수 있어 끄고 찍는 편이 낫습니다. 몇 해 전 증명사진이나 가족 사진을 확대해 같은 차이가 그때도 있었는지 확인해 두면 오래된 차이인지 새로 생긴 차이인지를 가리는 데 쓸모가 있지만, 사진으로 원인까지 판단할 수는 없으므로 이렇게 모은 사진은 진료 때 보여 줄 자료로 쓰는 것이 좋습니다.
어두운 곳에서 더 차이 나는가, 밝은 곳에서 더 차이 나는가
동공부동을 발견했을 때 진료실에서 가장 먼저 하는 일 가운데 하나는 밝은 곳과 어두운 곳에서 차이가 어떻게 변하는지 보는 것입니다. 원리는 앞에서 설명한 두 갈래 신경에 있습니다. 어두운 곳에서는 교감신경이 동공을 넓히는 일이 중요해지므로, 이 길에 문제가 있는 눈은 다른 눈만큼 커지지 못해 어두울수록 차이가 벌어집니다. 반대로 밝은 곳에서는 부교감신경이 동공을 조이는 일이 중요해지므로, 이 길에 문제가 있는 눈은 다른 눈만큼 작아지지 못해 밝을수록 차이가 커집니다.
그래서 어두운 곳에서 차이가 더 커진다면 작은 쪽 동공이, 밝은 곳에서 차이가 더 커진다면 큰 쪽 동공이 문제일 가능성을 먼저 검토하게 됩니다. 앞의 리뷰는 이런 조명별 관찰에서 출발하는 전통적인 진단 순서를, 영상 기술의 발전과 약물 검사 경향의 변화에 맞춰 다시 정리했습니다1. 생리적 동공부동은 밝은 곳과 어두운 곳에서 차이의 크기가 크게 달라지지 않는 편이고 두 동공 모두 빛에 잘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측정 연구에서 보듯 건강한 사람도 조명에 따라 차이가 생겼다 없어지기도 하므로, 한 번의 관찰만으로 어느 쪽이라고 정하기는 어렵습니다3.
밝기 말고도 진료실에서 보는 단서가 있습니다. 빛에는 잘 반응하지 않는데 가까운 곳을 볼 때는 작아지는 동공은 뒤에 나오는 아디 동공 같은 상태를 떠올리게 하고, 동공 모양이 동그랗지 않고 한쪽으로 찌그러져 있다면 홍채 유착이나 예전 수술·외상의 흔적을 먼저 살핍니다. 또 동공 차이와 함께 한쪽 눈이 충혈되고 아프다면 홍채 염증처럼 눈 안의 염증이 원인일 수 있습니다. 이처럼 크기 차이는 출발점일 뿐, 반응의 속도와 모양, 동반 증상을 함께 봐야 원인의 방향이 잡힙니다.
| 관찰 소견 | 먼저 검토하는 쪽 | 함께 확인하는 것 |
|---|---|---|
| 어두운 곳에서 차이가 더 커짐 | 작은 동공 쪽(교감신경 길) | 같은 쪽 눈꺼풀이 살짝 처졌는지, 불을 끈 뒤 작은 동공이 늦게 커지는지 |
| 밝은 곳에서 차이가 더 커짐 | 큰 동공 쪽(부교감신경 길) | 눈꺼풀 처짐, 눈 움직임 제한, 복시, 두통, 최근 쓴 안약·약 |
| 밝기와 상관없이 차이가 비슷함 | 생리적 동공부동 가능성 | 예전 사진에도 같은 차이가 있는지, 빛 반응이 정상인지 |
| 빛에 거의 반응하지 않는 큰 동공 | 약물 영향 또는 신경·홍채 문제 | 동공을 키우는 약에 닿았는지, 눈 통증·충혈·시력 저하 |
이 표는 진료실에서 원인을 좁혀 가는 출발점을 보여 줄 뿐, 집에서 스스로 원인을 정하는 데 쓰기에는 한계가 큽니다. 어둡고 밝은 정도를 집에서 일정하게 맞추기 어렵고, 앞에서 본 것처럼 맨눈으로는 작은 차이를 잘 잡아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안과에서는 동공계나 사진으로 같은 조건을 반복해 재고, 빛을 비췄을 때 동공이 얼마나 빨리 반응하는지, 가까운 곳을 볼 때 어떻게 변하는지도 함께 봅니다. 필요하면 약물 검사용 안약을 넣어 두 눈의 반응 차이를 비교하기도 합니다. 이런 검사에 쓰는 안약은 종류에 따라 검사 뒤 한동안 동공 크기나 보이는 느낌을 바꿔 놓을 수 있어, 운전 같은 일정이 있다면 검사 전에 미리 물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눈꺼풀 처짐과 작은 동공 — 호너 증후군 44명 연구
한쪽 동공이 작고 같은 쪽 위 눈꺼풀이 살짝 내려와 있다면 앞에서 설명한 교감신경 길의 문제, 즉 호너 증후군을 검토 대상에 올립니다. 호너 증후군의 눈꺼풀 처짐은 대개 심하지 않아 본인은 ‘한쪽 눈이 작아 보인다’거나 ‘피곤해 보인다’는 정도로만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감신경 길이 뇌에서 가슴 높이를 거쳐 목의 혈관을 따라 올라오는 긴 경로이기 때문에, 원인도 뇌간, 척수, 폐 윗부분, 목의 혈관 등 여러 곳에 걸쳐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새로 생긴 호너 증후군은 동공 자체보다 그 경로 어딘가의 문제를 찾기 위한 검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생리적 동공부동과 호너 증후군을 진찰만으로 가르기가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전통적으로는 약물 검사용 안약을 두 눈에 넣고 두 동공의 반응 차이를 보는 방법을 기준으로 삼아 왔습니다. 하지만 이 검사는 안약이 효과를 낼 때까지 기다려야 하고 눈에 약을 넣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앞의 리뷰도 약물 검사 경향이 바뀌고 있다는 점을 진단 순서를 다시 정리한 이유 가운데 하나로 들었습니다1.
생활에서 호너 증후군을 의심하게 되는 장면은 대개 사진입니다. 한쪽 눈이 더 작아 보이고 그쪽 눈꺼풀이 조금 내려와 있는데, 어두운 곳에서 찍은 사진일수록 차이가 두드러진다면 진료 때 그 사진을 보여 줄 만합니다. 목이나 얼굴 한쪽의 통증, 목을 세게 젖히거나 다친 일이 그 전후에 있었다면 교감신경 길이 지나는 목의 혈관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으므로 그 사실을 꼭 알려야 합니다. 어릴 때부터 있던 차이인지 최근에 생긴 차이인지에 따라서도 검사를 서두르는 정도가 달라집니다.
스위스 신경안과에서 나온 연구는 동공부동으로 의뢰된 성인 44명을 대상으로 다른 방법을 시험했습니다4. 자동 양안 동공계로 두 눈을 동시에 촬영하면서 불을 끈 뒤 작은 동공이 얼마나 늦게 커지는지, 즉 확장 지연을 측정하고 그 결과를 기준 검사인 약물 검사와 비교한 것입니다. 교감신경 길에 문제가 있으면 어두워졌을 때 동공을 넓히는 힘이 약해, 작은 동공이 뒤늦게 따라 커지면서 처음 몇 초 동안 두 동공의 차이가 더 벌어지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연구진은 이 차이가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를 숫자로 읽어 냈습니다.
분석 결과 불을 끈 뒤 3~4초의 동공부동 변화값이 호너 증후군을 배제하는 데 가장 적합했고, 기준값을 0.35mm로 잡았을 때 민감도는 95%, 특이도는 68%였습니다. 민감도가 높다는 것은 호너 증후군이 있는 사람을 거의 놓치지 않는다는 뜻이어서, 이 값이 기준에 못 미치면 호너 증후군 가능성을 낮게 볼 근거가 됩니다. 반면 특이도는 그보다 낮아, 기준을 넘었다고 해서 모두 호너 증후군은 아니고 추가 확인이 필요합니다. 저자들은 동공계로 병적 동공부동과 생리적 동공부동을 구별할 수 있어 약물 검사를 대신할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지었지만, 의뢰된 성인 수십 명 규모의 결과인 만큼 다른 기관과 더 많은 사람에게서 같은 성능이 나오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남아 있습니다.
큰 동공이 위험 신호일 때 — 복시·눈꺼풀 처짐·두통
큰 동공 쪽이 문제일 때 가장 서둘러야 하는 경우는 제3뇌신경 마비입니다. 앞에서 본 것처럼 이 신경은 동공을 조이는 일과 함께 눈꺼풀을 들고 눈을 여러 방향으로 움직이는 일을 맡기 때문에, 신경이 눌리면 한쪽 동공이 커지면서 눈꺼풀이 처지고 눈이 바깥 아래쪽으로 치우쳐 물체가 둘로 보일 수 있습니다. 동공을 조이는 신경 가닥은 신경 다발의 바깥쪽에 자리 잡고 있어, 부풀어 오른 뇌혈관이 신경을 바깥에서 누르는 경우 동공 변화가 함께 나타나기 쉽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생명과 직결될 수 있어 원인을 확인하는 영상 검사가 빨리 이루어져야 합니다.
응급실 의사의 관점에서 쓴 증례 보고도 동공부동이 외상, 약물, 염증, 혈류 장애 등으로 생길 수 있고 많은 경우 정상 변이이지만, 원인에 따라 가벼운 것부터 생명을 위협하는 것까지 폭이 넓다고 정리했습니다5. 이 보고에 실린 환자는 갑자기 시야가 흐려지면서 동공부동이 생겨 응급실을 찾았습니다. 증례 한 건을 다룬 보고이므로 특정 원인이 얼마나 흔한지를 알려 주는 자료는 아니지만, 응급실에서 동공부동을 만났을 때 어떤 원인을 차례로 떠올려야 하는지를 정리했다는 점에서 참고가 됩니다. 같은 ‘큰 동공’이라도 함께 나타난 증상과 경위에 따라 전혀 다른 길로 진료가 이어진다는 뜻입니다.
눈 자체의 문제로 동공이 커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급성 폐쇄각 녹내장 발작에서는 눈 속 압력이 갑자기 오르면서 동공이 중간 정도로 커진 채 빛에 잘 반응하지 않고, 심한 눈 통증과 충혈, 시야 흐림, 불빛 주위로 무지개처럼 번지는 빛, 두통과 구역질이 함께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는 신경 문제가 아니라 눈 안의 물길이 막힌 응급 상황이라, 안과에서 바로 압력을 낮추는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급성 폐쇄각 녹내장과 갑작스러운 시력 저하의 증상은 눈가이드의 관련 글에서 더 자세히 정리해 두었습니다.
큰 동공을 발견했을 때 스스로 살펴볼 수 있는 것은 동반 증상입니다. 한쪽 눈을 가리면 겹쳐 보이던 것이 하나로 보이는지, 눈꺼풀이 평소보다 내려와 거울 속 두 눈의 크기가 달라 보이는지, 머리가 지금까지 겪어 보지 못한 방식으로 아픈지를 확인해 보면 됩니다. 한쪽 눈을 가렸을 때 겹침이 사라진다면 두 눈의 방향이 어긋난 복시일 가능성이 높아 신경 쪽 원인을 따져 봐야 합니다. 이 가운데 하나라도 해당되면 동공 크기를 더 지켜보기보다 곧바로 진료를 받으러 가는 것이 맞습니다.
반대로 큰 동공이면서 비교적 덜 급한 경우도 있습니다. 아디 동공은 동공을 조이는 신경 가지에 이상이 생겨 한쪽 동공이 크고 빛에 느리게 반응하는 상태로, 가까운 곳을 볼 때는 천천히 작아졌다가 천천히 다시 커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눈꺼풀 처짐이나 복시가 동반되지 않고, 가까운 글씨가 흐리게 보이는 증상으로 처음 알아차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집에서 아디 동공인지 제3뇌신경 마비인지 가릴 방법은 없으므로, 동공 크기 차이가 갑자기 생기면서 눈꺼풀이 처지거나 물체가 둘로 보이거나 심한 두통이 함께 있으면 응급실이나 신경과·안과 진료를 바로 받으세요.

약과 안약이 만드는 동공 차이
새로 생긴 동공부동에서 꼭 확인하는 것이 최근에 쓴 약과 안약입니다. 응급실 증례 보고는 약물로 생긴 동공부동 같은 흔한 원인을 알고 있어야 적절한 협진을 하고 시력 손상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5. 약물로 생긴 동공부동은 대개 약이 닿은 쪽 눈에만 나타나므로, 한쪽 눈에만 무엇이 들어갔는지 떠올려 보는 것이 첫 단계입니다. 손에 묻은 약 성분이 눈을 비비는 과정에서 옮겨 가는 경우도 있어, 본인은 약이 눈에 닿았다는 사실을 바로 떠올리지 못하기도 합니다.
동공을 키우는 쪽으로는 먼저 안과 검사용 산동 안약이 있습니다. 망막을 자세히 보려고 넣는 이 안약은 몇 시간 동안 동공을 크게 만들고 가까운 것이 흐리게 보이게 하는데, 한쪽 눈만 검사했다면 그날은 동공 차이가 뚜렷한 것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멀미를 막으려고 귀 뒤에 붙이는 패치를 만진 손으로 눈을 비비거나, 기관지를 넓히는 흡입약이나 분무 치료의 약 성분이 마스크 틈으로 한쪽 눈에 닿아도 동공이 커질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일부 식물의 즙이나 충혈을 줄이는 안약 성분도 비슷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어, 원예처럼 손에 무언가가 묻는 활동을 했는지도 떠올려 볼 만합니다.
반대로 동공을 작게 만드는 약도 있습니다. 녹내장 치료에 쓰는 일부 안약, 노안 증상을 줄이려고 쓰는 동공 축소 안약, 일부 진통제 계열 약물이 대표적입니다. 한쪽 눈에만 녹내장 안약을 넣고 있다면 그 눈의 동공이 작은 것은 약의 작용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동공 차이를 두고 상담할 때 넣고 있는 안약의 이름과 넣는 눈을 정확히 알려야 합니다. 먹는 약이나 전신으로 쓰는 약은 대개 두 눈에 비슷하게 작용해, 한쪽만 다른 동공부동보다는 두 동공이 함께 커지거나 작아지는 변화를 만듭니다.
가정에서 생기기 쉬운 경우도 있습니다. 어린이 근시 진행을 늦추려고 밤마다 넣는 저농도 안약도 동공을 키우는 성분이라, 한쪽 눈에만 넣었거나 한쪽에 더 많이 들어갔다면 다음 날 동공 차이가 보일 수 있습니다. 가족이 쓰던 안약을 빌려 넣었거나 비슷한 모양의 안약 병을 헷갈린 경우도 있을 수 있으므로, 어떤 병을 썼는지 그대로 가져가면 좋습니다. 약이 원인이라면 동공 차이 외에 가까운 글씨가 흐리거나 눈부심이 심해지는 증상이 함께 나타나기도 합니다.
안과에서는 약물로 생긴 동공부동이 의심될 때 약물 검사용 안약을 넣어 동공이 반응하는지를 보기도 합니다. 신경 마비로 커진 동공과 약 성분이 근육에 직접 작용해 커진 동공은 같은 안약에 서로 다르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약물 영향으로 판단되면 약 성분이 빠지는 동안, 약의 종류에 따라 몇 시간에서 며칠 이상에 걸쳐 동공 크기가 저절로 돌아오는지를 지켜보게 됩니다. 진료 전에는 최근 사용한 안약, 붙이는 약, 흡입약, 먹는 약을 휴대전화로 찍어 가거나 목록으로 적어 가면 이런 확인 과정이 훨씬 빨라집니다.
상담에서 물을 질문
동공부동으로 진료를 받을 때는 의사가 묻는 질문에 정확히 답하는 것만으로도 원인을 좁히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언제 처음 알아차렸는지, 그때 다른 증상이 있었는지, 어느 쪽 동공이 더 커 보였는지, 밝은 곳과 어두운 곳 중 어디에서 더 눈에 띄었는지를 미리 정리해 가면 좋습니다. 최근에 머리나 목을 다친 적이 있는지, 목이나 얼굴 한쪽에 통증이 있었는지, 한쪽 얼굴에만 땀이 덜 나는지도 교감신경 길을 따져 볼 때 의사가 확인하는 항목입니다. 준비해 둔 사진과 약 목록을 이때 꺼내 보이면 설명이 훨씬 짧아집니다.
진료를 받는 쪽에서 물어볼 만한 질문도 있습니다. ‘제 동공 차이는 밝은 곳과 어두운 곳 중 어디에서 더 큰가요?’, ‘빛 반응과 가까운 곳을 볼 때의 반응은 정상인가요?’, ‘생리적 동공부동으로 볼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가요?’처럼 판단의 근거를 묻는 질문은 결과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고 하면 ‘약물 검사용 안약이나 동공계 검사는 무엇을 확인하려는 것인가요?’, ‘영상 검사가 필요하다면 어느 부위를 보려는 것인가요?’라고 물어 검사의 목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켜보자는 설명을 들었다면 어떤 변화가 생기면 다시 와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물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시력교정술이나 안내렌즈삽입술(ICL)을 상담하는 중이라면 동공 크기 측정이 검사 항목에 들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두운 곳에서의 동공 크기는 수술 뒤 밤에 느끼는 빛 번짐과 관련해 살펴보는 값이라, 검사 결과지에 두 눈의 동공 크기가 따로 적혀 있다면 두 값의 차이도 한번 눈여겨볼 만합니다. 검사 중 동공 차이를 처음 발견했다면 ‘이 차이가 수술 계획에 영향을 주나요?’, ‘수술 전에 다른 진료를 먼저 받아야 하나요?’라고 묻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동공 크기와 시력교정술의 관계는 눈가이드의 동공 크기 관련 글에서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지켜보기로 했다면 관찰 방법도 정해 두면 좋습니다. 같은 장소, 같은 조명에서 일정한 간격으로 사진을 찍어 두면 차이가 커지는지 그대로인지 비교할 수 있고, 다음 진료 때 의사가 변화를 판단하는 자료가 됩니다. 사진에 날짜가 남도록 저장하고, 그날 두통이나 겹쳐 보임 같은 증상이 있었는지 한 줄씩 메모해 두면 더 쓸모가 있습니다. 관찰 중에 앞에서 말한 위험 증상이 하나라도 새로 생기면 예약일을 기다리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어느 과로 가야 할지 고민된다면 증상의 조합으로 정할 수 있습니다. 다른 증상 없이 동공 차이만 있고 예전부터 있었던 것 같다면 안과에서 동공 검사부터 받아 보는 것이 일반적인 순서입니다. 반면 눈꺼풀 처짐, 겹쳐 보임, 심한 두통, 어지럼, 말이 어눌해짐, 팔다리 힘 빠짐처럼 신경 증상이 함께 있다면 응급실로 가는 것이 우선입니다. 안과 진료 뒤 신경과나 신경안과로 연결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앞서 받은 검사 결과를 챙겨 가면 같은 검사를 반복하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정리와 체크리스트
정리하면, 두 동공의 크기가 조금 다른 것 자체는 건강한 사람에게도 흔합니다. 인도 연구에서는 눈과 신경에 병이 없는 자원자 가운데 적지 않은 비율이 사진상 동공부동이었고2, 미국 연구에서는 조명 조건에 따라 동공부동 비율이 크게 달라졌지만 모든 조명에서 차이가 이어지는 건강한 사람은 드물었습니다3. 맨눈 판단은 작은 차이를 놓치기 쉬워, 집에서 거울로 본 결과만으로 정상이나 이상을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의뢰된 환자를 대상으로 한 스위스 연구는 동공계로 확장 지연을 재는 방법이 호너 증후군을 가려내는 데 쓰일 가능성을 보여 주었습니다4. 연구마다 대상과 방법이 다르지만, 이 결과들은 동공 차이를 발견했을 때 차이의 유무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렵고 조명에 따른 변화와 동반 증상을 함께 봐야 한다는 점을 공통으로 가리킵니다.
반면 동공부동의 의미를 바꾸는 것은 숫자보다 함께 나타난 증상입니다. 새로 생긴 동공 차이에 눈꺼풀 처짐, 복시, 두통, 시력 저하, 눈 통증이 겹친다면 신경이나 눈 안의 응급 원인을 확인해야 하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리뷰가 말하듯 대부분은 양성이지만 드물게 생명을 위협하는 병을 알리는 신호가 되기도 하므로1, 판단이 서지 않을 때는 기다리기보다 진료를 받는 쪽을 택하는 편이 무리가 없습니다.
이 글의 연구들이 알려 주지 않는 부분도 있습니다. 건강한 사람을 잰 두 연구는 동공부동이 얼마나 흔한지를 보여 줄 뿐, 동공 차이가 있는 사람 가운데 누가 나중에 문제가 생기는지를 알려 주지는 않습니다. 스위스 연구는 의뢰된 환자에게서 검사 성능을 확인한 것이지, 일반인이 집에서 쓸 수 있는 판별 방법을 내놓은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이 글의 숫자는 동공 차이가 흔하다는 안심과 증상이 함께라면 서둘러야 한다는 경계를 함께 갖기 위한 근거로 읽는 것이 알맞습니다.
| 자료 | 대상 | 방법 | 핵심 내용 |
|---|---|---|---|
| 리뷰(2016) | 기존 연구 | 문헌 정리 | 대부분 양성이지만 생명을 위협하는 병의 신호일 수 있음 |
| 인도(2019) | 건강한 성인 자원자 | 맨눈 진찰과 고정 카메라 사진 | 사진상 동공부동이 흔하고, 맨눈 진찰은 민감도가 낮음 |
| 미국(2018) | 눈이 건강한 성인 | 적외선 동공계, 여러 조명 | 조명마다 비율이 다르고, 모든 조명에서 차이가 이어지는 경우는 드묾 |
| 스위스(2024) | 동공부동으로 의뢰된 성인 | 자동 양안 동공계, 약물 검사와 비교 | 확장 지연 측정이 호너 증후군 배제에 쓰일 가능성 |
| 응급실 증례(2023) | 증례 보고 | 원인 정리 | 정상 변이부터 생명 위협까지 원인이 다양하고 약물 원인 확인이 중요 |
- 동공 차이를 언제 처음 알았는지, 예전 사진에도 같은 차이가 있었는지 확인했는가
- 눈꺼풀 처짐, 겹쳐 보임, 두통, 시력 저하, 눈 통증이 함께 있는지 살폈는가
- 최근 한쪽 눈에 넣은 안약, 붙이는 약, 흡입약을 떠올려 목록으로 적었는가
- 밝은 곳과 어두운 곳에서 찍은 사진을 진료용으로 남겼는가
- 같은 쪽 얼굴의 땀, 목 통증, 최근 외상 여부를 정리했는가
- 시력교정술 상담 중이라면 결과지에 적힌 두 눈의 동공 크기를 확인했는가
동공 크기 차이가 갑자기 생기면서 눈꺼풀이 처지거나 물체가 둘로 보이거나 심한 두통이 함께 있으면 응급실이나 신경과·안과 진료를 바로 받으세요. 한쪽 눈이 갑자기 뿌옇게 보이면서 심한 눈 통증과 충혈, 구역질이 함께 오는 경우도 눈 속 압력이 급히 오른 상태일 수 있어 지체 없이 안과 진료가 필요합니다. 머리나 목을 다친 뒤 동공 차이가 생겼거나, 말이 어눌해지고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증상이 함께 있다면 구급차를 부르는 것이 우선입니다.
근거 자료
- Gross JR, McClelland CM, Lee MS. Curr Opin Ophthalmol 2016;27(6):486-492 — 동공부동의 원인과 진단 순서를 다시 정리한 리뷰
- George AS, Abraham AP, Nair S, et al. Neurol India 2019;67(6):1500-1503 — 건강한 자원자의 생리적 동공부동 빈도와 맨눈 진찰 정확도(인도, 708명)
- Steck RP, Kong M, McCray KL, et al. Clin Ophthalmol 2018;12:85-89 — 조명 조건별 생리적 동공부동 빈도(미국, 눈이 건강한 126명)
- Disse LR, Bockisch CJ, Weber KP. J Neuroophthalmol 2024;45(3):327-332 — 자동 동공계 확장 지연 측정과 약물 검사 비교(스위스, 동공부동으로 의뢰된 성인 44명)
- Clausen K, Davis S, Pourmand A. Am J Emerg Med 2023;69:218.e1-218.e3 — 응급실 관점의 동공부동 원인 정리와 증례 보고
이 글에 대해 알려주실 것이 있나요?수정할 내용 · 더 다뤘으면 하는 내용 · 질문 | 공개되지 않고 운영자에게만 전달됩니다
이 글을 읽다가 사실과 다른 부분을 발견하셨거나, 더 다뤘으면 하는 내용, 궁금한 점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병원·의료진께서 보내주시는 정정 요청도 환영합니다.
여기에 적으신 내용은 사이트에 공개되지 않습니다.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
병원 정보(주소·전화·수술 종류·보유 장비) 수정은 병원 정보 수정·등록 요청을 이용해 주세요.